쿠바, 브라질 대통령 당선인 단교 위협에 파견 의사 철수키로
쿠바 보건부 "보우소나루 당선인 경멸적 발언…1만1천여명 철수"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당선인이 쿠바와 외교 관계 중단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쿠바가 브라질에 파견한 의사들을 철수하기로 했다.
쿠바 보건부가 14일(현지시간) 보우소나루 당선인의 '더 많은 의사들'(Mais Medicos) 프로그램에 대한 경멸적이며 위협적인 발언에 대한 대응으로 자국 의사들을 철수시킬 계획이라고 프렌사 라티나 등 쿠바 관영 매체가 보도했다.
보건부는 성명을 내 "불행한 현실을 고려해 우리는 '더 많은 의사들' 프로그램의 참여를 중단하기로 했다"며 "보우소나루 당선인은 우리 의사들의 자격에 의문을 제기하고 프로그램의 영속성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앞서 내년 1월 취임하는 극우 성향의 보우소나루 당선인은 지난 2일 현지언론과 인터뷰에서 쿠바 당국이 인권을 존중하지 않기 때문에 외교 관계를 유지할 이유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보우소나루 당선인은 특히 의료진 부족 문제 해결과 빈곤 지역 의료 서비스 확충을 위해 쿠바 의사들을 받아들이는 '더 많은 의사들'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영국과 스웨덴 등 유럽 의료 선진국의 보건 정책을 본뜬 '더 많은 의사들' 프로그램은 좌파 노동자당(PT)의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 정부 때인 2013년부터 시작됐으며, 현재 브라질에서는 쿠바 의사 1만1천420명이 빈민 지역과 오지 등지에서 활동하고 있다.
브라질 정부는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의사들에게 월급을 직접 주지 않고 쿠바 정부에 전달하며, 쿠바 정부는 일정액을 제외하고 월급을 지급한다.
보우소나루 당선인은 쿠바 의사들이 월급을 25%만 받고 자녀들과 같이 사는 것도 금지된다면서 "이런 방식으로 행동하는 국가와 외교 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느냐"고 비판했다.
브라질과 쿠바는 1906년에 외교 관계를 맺었다. 1964년에 브라질에서 군사 쿠데타가 일어난 후 단교했다가 1986년에 관계를 복원했다.
[로이터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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