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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노선 항공료 싸질까…" 운수권·슬롯 지키기 '비상'
국토부 '항공산업 제도개선'…"운수권 유지 위해 항공사 서비스 개선될 것"



(세종=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국토교통부가 국적 항공사의 '독점노선' 운영 실태를 5년마다 평가하고, 그 결과를 운수권 배분에 반영하겠다고 밝히면서 독점노선 항공료가 싸지고 서비스 개선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국토부는 14일 발표한 '항공산업 제도개선 방안'에서 독점노선의 운임과 서비스 등을 5년마다 종합 평가하겠다고 밝혔다.
평가 결과 운영이 미흡한 경우 해당 항공사에 사업개선 명령을 내리고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운수권 회수까지도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국적 항공사들은 중국, 몽골, 러시아 등의 60개 노선에 단독 취항하고 있다.
독점노선 대다수는 항공 협정과 상대국의 항공 정책에 따라 결정된 것이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세계 각국은 자국의 항공산업 보호를 위해 자국 항공사에 유리한 방향으로 항공 운항 횟수를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독점노선 운수권을 따낸 항공사들이 '배짱영업'을 하는 경우도 종종 있어 소비자 불만이 터져 나오는 상황이다.
경쟁자가 없는 점을 활용해 일부 노선에서 지나치게 비싼 요금을 받고, 성수기에만 비행기를 띄우는 영업 행태를 보이는 것이다.
이날 국토부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대한항공[003490]이 단독으로 운항하는 인천∼울란바토르(몽골) 노선 운임은 비슷한 거리인 인천∼광저우(중국) 노선보다 약 1.5배 비싸다.
또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러시아에 취항하는 국적 항공사들은 승객이 많은 성수기에만 1년에 20주 운항하고, 비수기에는 운항하지 않아 승객 불편이 크다.
국토부는 내년까지 항공 관련법을 개정하고, 2020년 구체적인 평가 기준 등을 마련해 2021년 처음으로 독점노선 평가를 진행할 계획이다.
평가 결과에 따라 2021년에 처음으로 운수권을 회수당하는 노선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국토부는 전망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운수권은 항공사들의 '밥줄'과도 같다"며 "특히 많은 수익이 나는 독점노선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라도 항공사들이 항공료 인하, 운항 횟수 증가 등 방식으로 대응할 것으로 보여 소비자 편익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또 현재 연간 20주 이상만 해당 노선에서 운항하면 운수권을 유지할 수 있는 환경도 개선한다고 밝혔다.
노선을 인기도에 따라 4개(가∼라) 등급으로 나누고, 운항 의무기간을 차등 설정하기로 했다.
항공사들이 가장 선호하는 가등급에는 중국(베이징·상하이·광저우·톈진∼인천), 프랑스(파리∼인천), 국제선(도쿄·오사카·베이징·상하이·쑹산) 등 노선이 포함됐다. 이들 노선은 연간 40주 이상 운항해야 운수권을 빼앗기지 않는다.
나등급(한국∼싱가포르 등)은 연 30주, 다등급(한국∼호주·네팔·우즈베키스탄 등)은 연 20주, 화물 노선 전용인 라등급은 연 15주 이상씩 운항해야 운수권이 유지된다.
아울러 현재 서울지방항공청에서 관리하는 공항 '슬롯'(slot) 배분·운영 업무는 국토부가 직접 한다.
슬롯은 항공기 이·착륙 허용 능력을 말한다. 제주·인천·김포 등 인기 공항의 경우 이미 슬롯 포화 상태여서 항공사마다 원하는 시간대에 이·착륙 허가를 따내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지금은 슬롯 배분 시 항공사 직원이 실무 지원을 명분으로 참여하고 있지만, 이런 관행도 없앤다.
항공업계에서는 시장에 늦게 진입한 저가항공사(LCC)를 중심으로 슬롯 배분 업무에 기존 항공사 입김이 거세 불공정하다는 불만이 제기되기도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앞으로 슬롯 배분은 국토부가 원칙을 세워 관리하고 항공사 직원 참여는 배제할 것"이라며 "과점 체제인 항공 시장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체질 개선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dk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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