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대병원 연구팀, 10년 추적 검사 결과 발표
(대전=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혈우병의 대표적 합병증인 혈우병성 관절염을 보다 쉽게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제시됐다.
13일 을지대병원에 따르면 소아청소년과 유철우·김주영 교수와 영상의학과 전동진 교수팀은 2005년부터 10년간 병원 1∼40세 A형 중증 혈우병 환자 42명을 추적 검사했다.
연구 결과 사춘기(16세) 이전부터 관리하면 적은 용량의 치료제로도 혈우병성 관절염을 평생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혈우병은 혈액응고인자가 없어서 상처가 나도 피가 잘 멈추지 않는 유전병이다.
A형 혈우병이 전체 환자의 75∼80％를 차지한다.
중증의 혈우병 환자 경우엔 반복적인 관절 출혈로 30대 중반 이후부터 심각한 관절염이 발생하기도 한다.
연구팀은 관절 출혈 횟수를 줄여 삶의 질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세계보건기구(WHO) 권고 용량이 아닌 국내 보험 기준에서 출혈 치료 시 허용한 용량으로 예방요법을 시행했다.
2005년부터 10년간 이 병원 환자 42명을 1∼10세, 11∼20세, 21세 이상 등 총 3개 그룹으로 나눈 뒤 임상 측정법(P-score)을 통해 비교 분석했다.
예방요법을 시행했을 때 나이에 따른 관절염 진행 속도는 반대의 경우보다 11배 감소했다.
관절 출혈 횟수는 평균 70％ 줄어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관절염 진행은 예방요법을 시작한 나이가 어릴수록 더 늦었다.
5세쯤 예방요법을 시작하면 삶의 질이 나빠지는 지점(P-score 13점)에 도달할 때까지 279년, 16세 때 시작하면 89년이 걸렸다.
평생 이 합병증에서 해방된다는 뜻이다.
그러나 17세 이상의 나이에서 시작하면 효과를 볼 수 없었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유철우 교수는 "한국의 혈우병 예방요법에 대한 장기간 관찰 결과를 최초로 제시한 것"이라며 "국내 혈우병 환자의 예방요법에 대한 객관적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연구 논문은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 저널 '혈우병'(Haemophilia)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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