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경찰 성비위 논란 관련, 징계성 인사조처에 '시끌'
(울산=연합뉴스) 김근주 기자 = 울산의 한 경찰서에서 상사 갑질과 성 비위 의혹, 이 문제를 제기한 직원 등 총 5명이 무더기로 징계성 인사 조처되면서 울산경찰 내부가 두 달 가까이 내홍을 겪고 있다.
사건은 지난 9월 울산 동부경찰서 A 형사팀장(경감)이 울산지방경찰청에 상사인 형사과장(경정)에 대한 진정을 넣으면서 시작됐다.
형사과장이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부하직원들에게 수시로 반말을 하고, 별다른 이유도 없이 결재를 미루는 등 갑질을 한다는 내용이었다.
진정에는 또 형사과장과 B 형사팀장(경감) 등 2명이 회식 자리에서 부하 여직원에게 신체 접촉을 하는 등 성 비위 의혹이 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진정을 접수한 울산경찰청은 성 비위 의혹 논란이 일었던 형사과장과 B 형사팀장을 다른 경찰서로 발령냈다.
그런데 이후 신체 접촉을 했다고 진정을 당한 여직원이 자신의 동의 없이, 확정되지 않은 사실로 A 팀장이 성 비위 관련 진정을 넣었다며 문제를 제기해 A 팀장 역시 다른 경찰서로 이동됐다.
이런 인사 조처가 내려지자 A 팀장과 부하직원들은 지난달 초 황운하 울산경찰청장을 찾아가 억울함을 주장하기도 했다.
이들은 문제를 제기한 A 팀장 인사 조처가 부당하다는 탄원서도 냈다.
경찰청이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자 A 팀장 부하직원들은 지난달 중순 불만을 표현한 글을 경찰 내부망에 올리며 사태가 확산했다.
이어 동부서가 최근 A 팀장 부하직원 3명을 지구대로 발령내면서 경찰이 내홍이 휩싸였다.
동부서 관계자는 "일련의 사태를 두고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인사 조처가 내려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동부서 인사가 조직 내분을 잠재우기 위한 징계성 조처라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한 경찰관은 "시시비비를 제대로 따져서 합당한 인사 조처를 내려야 하는데, 조직 내부가 시끄러워지는 것을 막기 위한 징계로 보인다"고 말했다.
잘잘못을 떠나 이런 일로 조직 내부에 잡음이 끊이질 않는 것이 부끄럽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또 다른 경찰관은 "직원끼리 서로 진정을 넣고 문제를 제기하는 일이 반복되고, 인사 조처로 속속 다른 경찰서로 떠나니 의욕이 안 생긴다"며 "경찰 외부에선 또 어떻게 볼지 걱정이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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