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관리 나선 은행…정기예금 증가액, 8년9개월만에 최대
10월 중소기업 대출 증가세 둔화…증가액 4개월 만에 최소
(서울=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은행들이 유동성 지표 관리에 나서면서 정기예금이 큰 폭으로 늘었다. 중소기업 대출 규모는 4개월 만에 최소 수준으로 작아졌다.
한국은행이 13일 발표한 '2018년 10월 중 금융시장 동향'을 보면 지난달 말 은행 정기예금 잔액은 679조8천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22조3천억원 늘었다. 증가 규모는 2010년 1월(23조1천억원) 이후 최대다.
내년 1월 유동성커버리지 비율(LCR·Liquidity Coverage Ratio) 규제를 앞두고 은행들이 유동성 지표 관리를 위해 자금 조달에 나섰기 때문이다.
LCR는 향후 30일간 순 유출할 수 있는 현금 대비 고(高)유동성 자산의 비율을 뜻한다.
금융기관에 유동성 위기가 발생하더라도 30일 동안 감내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지표로, 금융당국은 은행 건전성 관리 강화를 위해 이 비율을 강화해오고 있다.
아울러 연말 예금 만기가 늘어나며 자금 수요가 늘어나는 데 대비해 자금을 미리 조달한 차원도 있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지난달 말 은행권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669조4천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2조7천억원 늘었다.
중소기업 대출 증가액은 9월(5조4천억원) 1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가 지난달 쪼그라들었다. 증가 규모는 6월(2조4천억원) 이후 가장 작다.
일시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은은 "9월 말일이 휴일이어서 대출 상환이 10월에 몰리면서 중소기업 대출 증가 폭이 축소했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 중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311조1천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2조원 늘었다.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액은 8월 2조5천억원에서 9월 2조원으로 축소한 뒤 지난달에도 같은 규모를 유지했다.
대기업 대출 잔액은 156조6천억원으로 1조8천억원 늘었다.
대기업 대출은 9월 1조2천억원 감소에서 증가세로 돌아섰다. 대출 증가 규모는 7월(2조3천억원) 이후 가장 컸다.
분기 말 일시 상환분을 다시 취급하며 대기업 대출이 증가세로 전환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은행의 전체 기업대출은 826조원으로 한 달 전보다 4조6천억원 늘었다. 증가 규모는 전월(4조2천억원)보다 컸으나 8월(5조1천억원)과 견줘서는 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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