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대기오염' 인도 뉴델리市, 노숙자에 면 마스크 배포
실효성은 '글쎄'…전문가들 "면 마스크로는 미세먼지 못 걸러"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세계 최악 수준의 스모그에 시달리는 인도 뉴델리 당국이 노숙자들에게 마스크를 나눠주는 조처를 해 눈길을 끈다.
13일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뉴델리 시 정부는 겨울철을 맞아 대기오염이 악화하자 지난 10일부터 면 마스크를 노숙자와 도시 빈민에게 나눠주고 있다.
델리 도시주거개선위원회(DUSIB) 당국자는 "야간 쉼터 두 곳에서 500개를 이미 나눠줬고, 총 1만개가량을 배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뉴델리는 해마다 10∼11월 힌두교 최대 명절인 디왈리를 전후해 대기 상태가 급격히 나빠진다.
올해도 예외가 아니어서 지난 8일에는 한때 뉴델리 아난드 비하르 지역의 '인도 공기질지수'(AQI)가 최대치인 '999'를 찍기도 했다.
인도 AQI 지수는 201∼300은 '나쁨', 301∼400은 '매우 나쁨', 401 이상은 '심각'을 뜻한다.
뉴델리에 있는 주인도 미국 대사관에서 측정된 초미세먼지(PM 2.5) 농도는 13일 오전 현재 392㎍/㎥를 보인다.
최대 피해자로는 오염 물질에 여과 없이 노출되는 노숙자와 도시 빈민이 꼽힌다.
다만, 현지 의료 전문가들은 시 당국의 마스크 배포를 '전시용' 정책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방진 효과가 부족한 면 마스크로는 초미세먼지를 비롯한 오염물질을 걸러낼 수 없고 오히려 호흡을 방해해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인도 비정부기구(NGO) 과학환경센터(CSE)의 비벡 차토파타이 프로그램 매니저는 "이런 마스크는 쓸모가 없다. 정부는 의학적으로 승인 받은 다른 마스크를 나눠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지적에도 DUSIB 측은 면 마스크 배포를 계속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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