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 미달한 채 무리하게 운항하다 어선 충돌…6명 사망·실종
(광주=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선원 승선 정원을 지키지 않고 무리하게 졸음 운항을 하다가 어선과 충돌해 사망사고를 낸 화물선 선장이 중형을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형사2부(염기창 부장판사)는 졸음 운항을 하다가 선박 사고를 낸 혐의(업무상과실 선박파괴, 업무상과실치사 등)로 기소된 김모(64)씨 항소심에서 원심과 같은 징역 7년을 선고했다고 11일 밝혔다.
재판부는 "김씨는 정원보다 적고 항해능력이 부족한 선원들을 태우고 피로가 누적된 상태에서 항해하다가 레이더 등 항해 장비 확인과 전방 주시를 소홀히 해 사망사고를 냈다"며 "유족들로부터도 용서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사고 지점은 평상시 어선들이 어업을 하던 곳으로 피해 어선은 허가를 받고 어업 하던 중 정박 등을 켠 채 정박했던 것으로 보이며 선로에 무단 정박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지난 4월 12일 오전 0시 36분께 전남 신안군 흑산면 매물도 북서쪽 8.4km 해상에서 정박 중이던 15t급 어선 2007 연흥호(승선원 6명)를 들이받아 3명이 숨지고 3명이 실종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김씨는 또 충돌 사고로 어선에 적재된 경유 2천ℓ를 바다에 유출한 혐의(해양환경관리법 위반)와 유통업자 박모(45)씨 부탁을 받고 화물선에 신원 미상 남성을 승선시켜 중국으로 불법 출국시키려 한 혐의(출입국관리법 위반)도 받고 있다.
탄자니아 국적 498t급 냉동 운반선 싱유에호 선장인 김씨는 승무정원증서에 기재된 최저정원 7명에 미달하는 5명(한국인 2명·인도네시아인 3명)만 태운 채 지난 4월 10일 부산 다대포항을 출발해 중국으로 향했다.
그는 하루 20시간 이상 당직 근무를 하면서 자동 조타 상태로 설정한 뒤 졸면서 항해했으며 사고 전 관제해역에 진입했을 때부터 해경의 교신에 응답하지 않았다.
김씨는 검·경 조사에서 "관제 구역이 바뀌면 교신 채널을 변경해야 하는데 바꾸지 않아 진도 해상교통관제센터(VTS)의 교신을 못 들었다"며 "사고 후 구호 조치에 최선을 다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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