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간선거 핵심 피해자는 푸틴?
민주 장악 하원, 대러 추가 제재 나설 듯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하원을 민주당에 내준 미 중간선거 결과는 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에 일부 타격이 될 뿐 아니라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는 더 나쁜 결과가 될 수 있다고 포린폴리시(FP)가 7일 전망했다.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은 러시아의 미 대선개입에 대한 추가 조사를 다짐하고 있으며 여기에 민주, 공화 양당은 우크라이나와 시리아 사태에서 영국에서 발생한 전직 러시아 정보요원 독살 시도 사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유로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추진할 전망이다.
미 의회는 트럼프 대통령의 눈치를 살피는 공화당의 소극적인 태도로 그동안 러시아 대선개입에 대한 의회 차원의 조사가 지지부진한 상태였으나 민주당이 하원의 다수를 차지하면서 조사 활동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이 다수인 상원보다는 민주당이 다수인 하원이 대러 제재에 적극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지난 3월 하원 정보위원회 공화당 의원들은 트럼프 선거캠프와 러시아 사이에 어떠한 유착 증거도 없다며 일방적으로 조사 활동을 접었으나 민주당 측은 유착정보를 가진 70여 개인과 단체 등을 거명하며 조사가 미흡했다고 반발했다.
이제 민주당이 하원 다수를 차지한 만큼 정보위가 조사를 재개, 소환 권력을 이용해 트럼프의 재정 상황과 러시아 개입 의혹을 재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이 과정에서 진행 중인 뮬러 특검 조사를 방해하지 않도록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민주, 공화 양당은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에 동일한 입장을 보여온 만큼 중간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는 예견된 것이었다.
러시아 국영 석유사 로스네프트는 이미 미국 측의 추가 제재를 감안, 최근 서방측 에너지사와 계약을 체결하면서 미국의 제재로 계약이 중단될 경우 이에 따른 보상 조항을 추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원 외교위원회에서는 민주당 측이 러시아의 대선개입에 대한 제재법안을 다시금 발의할 전망이다. 국무부는 이번 주 러시아가 지난 1991년 제정된 '생화학 무기 통제 및 전쟁 종식법'에 따라 런던에서 발생한 독극물 노비촉 사건으로 추가 제재 대상이 된다고 밝혔다.
미 대선에서 트럼프를 지지하기 위해 개입한 러시아가 이제 민주당으로부터 톡톡히 대가를 치르게 되는 셈이다.
이번 선거에서 그동안 '푸틴이 총애하는 하원의원'이란 별칭을 얻었던 공화당의 데이나 로러배커 의원이 캘리포니아 지역구에서 낙선했다.
30여년간 의정활동을 통해 하원 외교위 산하 유럽-유라시아 소위 의장을 맡았던 로러배커 의원은 모스크바로부터 직접 정보를 전달받고 이를 러시아 정부 이익을 촉진하는데 활용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측에 유일한 좋은 소식이라면 그동안 의회의 러시아 제재를 주도해온 밥 코커 상원 외교위원장이 퇴진하고 트럼프 측근인 짐 리시 의원(공화)이 그 자리를 물려받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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