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LA 교외 술집 총격범은 아프간 참전 기관총 사수 출신(종합)
이웃주민 "6개월전 집에서 부수는 소리 들려 경찰에 신고"
연막탄 던지고 마스크 썼다는 증언…술집 들어와 몇 초 만에 총격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7일 밤(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북서쪽 벤투라 카운티 사우전드 오크스의 보더라인 그릴 & 바에서 일어난 총기 난사 사건의 범인 이언 데이비드 롱(28)이 해병대 복무 당시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돼 전투 임무에 투입됐던 것으로 밝혀졌다.
8일 AP통신에 따르면 보더라인 그릴 & 바에서 글록 21 45구경 권총을 난사, 경찰관을 포함해 12명을 숨지게 한 롱은 2010년 11월부터 2011년 4월까지 제3해병연대 제2전투대대 소속으로 아프가니스탄에서 복무했다.
해병대는 그가 2008년부터 2013년까지 약 5년간 복무했으며, 2011년 상병 계급을 달았다고 밝혔다. 마지막 임지는 하와이였고 일본 오키나와에서 사격 인스트럭터(강사)로 일했다는 기록도 있다.
롱은 기관총 사수로 복무했는데 컴뱃액션리본과 해병대 굿컨덕트메달 등 몇 개의 상을 받은 경력이 있다고 해병대는 말했다.
그가 군대에서 절도 사건으로 징계를 받은 적이 있으며 불명예 제대했다는 전언도 나왔다.
롱은 군 제대 후 2016년 노스리지 캘리포니아스테이트대학에 다녔다고 대학 측이 확인했다.
롱은 술집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그가 술집에 들어와서 몇 초 안에 총을 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한 목격자는 CNN에 "총격범이 마스크와 안경을 썼고 아래 위 모두 검은 옷을 입었다"면서 "연막탄을 던진 뒤 곧바로 총을 쏴댔다"고 말했다.
롱은 총기를 난사한 보더라인 그릴 & 바에서 약 5마일(8㎞) 떨어진 주택가에서 어머니와 함께 거주했다고 그를 아는 이웃이 전했다. 롱의 어머니는 12~15년 전부터 그곳에서 거주했다.
이웃 주민 톰 해리슨은 AP통신에 "6개월 전쯤에 롱의 집안에서 뭔가 부수는 듯한 소리가 들려 경찰에 신고한 적이 있다"면서 "뭘 집어 던지고 고함치는 소리가 들렸다"고 말했다.
당시 출동했던 경찰관은 지난 4월 롱의 집에 갔을 때 그가 무척 화가 난 상태였지만 구금할 정도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경찰과 함께 롱의 집에 간 정신건강 전문가들이 72시간 동안 구금해 정신적 문제가 있는지 살펴볼 수 있는 캘리포니아 법률(5150호)에 따라 그를 구금할지를 검토했다가 구금하지는 않았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AP는 경찰관의 말을 인용해 롱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와 비슷한 증상을 보였다고 전했다.
이웃주민은 롱의 어머니가 아들에 대해 심하게 걱정한 적이 많다면서 아들이 무슨 일을 저지를까봐 안절부절못했다고 전했다.
롱은 뚜렷한 범죄전력은 없고 교통사고 등으로 몇 차례 입건된 기록만 남아있다.
총격범 롱에게 정신적 문제가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롱이 범행에 사용한 글록 21 권총은 벤투라 카운티의 한 총기상에서 합법적으로 구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그러나 롱이 탄환을 더 많이 발사할 수 있는 '확장 탄창'을 사용한 것 같다면서 이는 캘리포니아에서 불법으로 분류되는 총기 부품이라고 말했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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