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중간선거 성적표로 본 2020대선 지형도…공화·민주 '득실'은
민주, 위스콘신 등 북부 3개주 승리에 고무…보수지역 접전도 희망적
공화, '트럼프 재선 열쇠' 오하이오·플로리다 승리로 자신감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11·6 미국 중간선거는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에 대한 중간 평가이자 차기 대선의 지형도를 미리 엿볼 수 있는 가늠자이기도 하다.
이런 관점에서 중간선거 결과를 공화·민주 양당의 2020년 대선 전망과 연관 짓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AP 통신은 7일(현지시간) 이번 선거 결과가 2020년 차기 대선을 준비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에 흥미로운 단서를 제공하는 수업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선 민주당으로서는 지난 대선 때 트럼프 대통령에게 표를 몰아준 러스트 벨트(쇠락한 제조업 지대) 일대에서 일련의 승리를 거둔 것이 백악관 탈환의 길을 열어줄 수 있다는 평가다.
무엇보다도 위스콘신 주지사를 차지한 것이 가장 반가운 소식이라고 AP는 진단했다. 민주당 토니 에버스 후보는 3선을 노리던 공화당 소속의 스콧 워커 주지사에게 신승을 거뒀다.
위스콘신과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등 북부 공업지대의 전통적인 민주당 강세 주(州)들을 되찾아온 것이 2년 뒤 대선을 향한 낙관적인 기대를 부풀린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여론조사 전문가 폴 메슬린은 AP에 "워커를 물리친 것은 2020년에 올바른 후보가 이들 3개 주에서 모두 승리할 가능성을 연 중대한 터닝포인트"라고 말했다.
다만 위스콘신 등 3개 주에서의 승리는 오하이오와 플로리다에서의 패배로 빛이 바랬다.
역으로 공화당으로서는 트럼프 대통령 재선의 열쇠가 될 중요 지역들에서 여전한 지지를 확인한 것이 수확이다.
공화당은 오하이오 주지사 선거에서 승리한 것은 물론 하원의원 선거에서도 민주당을 12 대 4로 압도했다. 상원의원만 민주당 현역 의원인 셰러드 브라운에게 내줬을 뿐이다.
2016년 대선 때 트럼프 대통령에게 8%포인트 차 승리를 안겼던 오하이오는 이번 중간선거 전 트럼프 대통령의 네 차례 유세 현장 방문에서도 뜨거운 호응을 보냈다고 AP는 전했다.
특히 백인이 많이 사는 오하이오 남서부 시골 지역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영원한 경합주'로 불리는 플로리다 주지사 선거에서 공화당이 승리한 것도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에 고무적인 소식이다. 상원의원 선거도 아직 최종 발표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공화당의 탈환 가능성이 크다.
다만 민주당 역시 플로리다 주지사와 상원의원 선거에서 모두 초박빙 접전을 벌임으로써 앞으로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게다가 플로리다에서 형량 또는 보호관찰 기간을 마친 중범죄자들에게 다시 투표권을 주는 내용의 법 개정이 이뤄진 것도 차기 대선 때 민주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이 조치로 140만여 명이 유권자 명부에 추가된다.
아울러 전통적으로 보수 성향이 강한 네바다 주가 점차 민주당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신호, 공화당의 대표적인 '텃밭'인 텍사스 상원의원 선거에서 3%포인트 이내의 접전을 펼쳤다는 점, 역시 공화당 강세 지역인 조지아 주지사 선거에서 선전했다는 사실 등도 민주당에 희망을 준다.
진보 성향의 유권자 단체를 이끄는 애덤 그린은 "스테이시 에이브럼스(조지아 주지사 후보), 앤드루 길럼(플로리다 주지사 후보), 베토 오루어크(텍사스 연방상원의원 후보) 덕분에 민주당이 수년간 고전했던 지역이 해볼 만한 경합지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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