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호 국립극장장 "개관 70주년에 北예술단 초청"
취임 간담회서 비전 밝혀…"시대적 예술 흐름 선도·공공성 회복"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내후년 개관 70주년을 맞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개관 페스티벌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 행사에 북한 예술단을 초청하려 합니다."
김철호(65) 신임 국립중앙극장장은 8일 서울 광화문 한 식당에서 열린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남북 공연예술문화 교류의 허브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는 "최근 문화예술 분야에서도 여러 남북교류가 이뤄지고 있다"며 "국립극장도 나라를 대표할 수 있는 수준의 교류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국립국악원장으로서 금강산에서 열린 윤이상 작품 남북 합동 연주에 참여한 바 있으며, 평양음대도 방문한 적 있다.
국립극장은 지난 2월 현송월 단장이 이끄는 북한 삼지연관현악단의 서울 공연이 열린 공연장이란 인연도 있다.
김 극장장은 국립극장 창립 70주년과 극장 내 대극장인 '해오름극장' 리모델링 공사가 끝나는 2020년을 목표로 이 같은 교류 행사를 준비할 예정이다.
최근 개관 70주년을 준비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도 발족했다. 70주년에 맞춰 페스티벌과 특별시즌 공연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학술행사 등을 개최할 예정이다.
그는 "향후 문화체육관광부 및 통일부 등과 절차 의논이 필요하겠지만 민족예술의 지평을 넓히고 동질성을 회복할 수 있는 행사가 열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 함께 "시대적 예술 흐름의 선도 역할과 공공성 회복"을 새 비전으로 선포했다.
안호상 전임 국립극장장은 국립극장 전속단체의 우수 공연작품을 토대로 한 '레퍼토리 시즌제'를 최초로 도입해 국립극장을 제작극장으로 탈바꿈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통 공연의 현대화를 시도해 많은 화제를 낳기도 했다.
김 극장장은 "국립극장은 1950년도 개관 이후 우리 전통예술을 동시대 예술로 승화·발전시키는 작업을 수행해왔다"며 "이러한 배경을 잘 이어서 오늘날의 시대정신과 함께 하는 최고의 예술작품을 제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예술가들과의 작업을 통해 젊은 관객과 함께 호흡할 수 있도록 일정 부분의 실험적 작업도 지속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국립극장이 최근 1년간 수장 공백 사태를 겪었던 만큼 새 예술감독 선임 등 조직 정비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그는 "선임 과정의 공정성과 전문성에 관심이 높은 걸 잘 안다"며 "합리적인 예술단 운영과 간부 선임 등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국악과 출신인 김철호 신임 극장장은 국립국악원장, 서울시 국악관현악단 단장, 경북도립국악단 예술감독, 부산시립 국악관현악단 수석지휘자 등을 역임했다. 공연 기획 경험도 풍부한 전통예술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임기는 2021년 9월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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