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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첨단 전투기 자랑했지만, 자체 개발 엔진 못 달아"
젠-20 전투기 엔진 'WS-15' 개발 늦어져 러시아제 사용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중국이 에어쇼에서 자국산 첨단 전투기를 자랑했지만 정작 이 전투기에 장착된 엔진은 러시아제였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8일 보도했다.
지난 6일 중국 광둥(廣東) 성 주하이(珠海)에서 개막한 제12회 중국 에어쇼에서는 첨단 스텔스 전투기인 '젠(殲·J)-20'과 젠-10B 등이 곡예비행으로 2만 명의 관람객으로부터 갈채를 받았다.
하지만 젠-20에 쓰인 엔진은 중국이 독자 개발하는 'WS-15' 엔진이 아닌 러시아제 'AL-31' 엔진이었다고 SCMP는 전했다.
주하이 에어쇼는 중국 인민해방군의 사기 고양과 국민의 애국심 고취를 위해 중국 정부가 대단히 중요하게 여기는 행사로, 당초 이 에어쇼에서 WS-15 엔진이 공개될 것이라는 기대가 컸었다.
중국의 WS-15 프로젝트는 1990년대부터 시작했으며, 첫 시제품은 2004년 완성됐다.
중국은 이 프로젝트에 무려 1천500억 위안(약 25조원)의 돈을 쏟아부었으나, 2015년 육상 시험에서 터빈 블레이드 품질 문제로 폭발 사고가 일어난 후 양산에 차질을 빚었다.
WS-15 엔진은 최고 속도에 도달했을 때 터빈 블레이드가 과열되는 결함을 지니고 있었으나, 올해 들어 이 문제를 해결해 육상 시험과 시험 비행에 성공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에 WS-15 엔진이 주하이 에어쇼에서 공개될 것이라는 기대가 컸으나, 수백 시간에 걸친 내구성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해 결국 공개가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군 관계자는 "WS-15 엔진의 추진력은 좋지만, 성능 구현에서 아직 불안한 모습을 보인다"며 "엔지니어들은 아직 이 문제의 핵심 원인을 찾아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중국군이 젠-20 전투기의 실전 배치를 위해 연말까지 대량생산 체제에 들어가려던 계획도 차질이 빚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군은 미국과 그 동맹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공군력을 대폭 증강하는 데 대응해 젠-20 전투기의 실전 배치를 서두르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11월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F-35' 12대를 일본 내 공군기지에 배치했으며, 우리나라도 F-35 40대를 올해부터 도입할 예정이다.
다만 중국이 독자 개발한 'WS-10B' 엔진을 장착한 젠-10B 전투기가 이번 에어쇼에서 뛰어난 성능을 발휘한 것은 중국에 다소 위안을 주고 있다.
젠-10B 전투기는 주하이 에어쇼에서 고난도인 '푸가체프의 코브라'를 포함한 아찔한 곡예비행으로 관객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베이징의 군사전문가 저우천밍(周晨鳴)은 "젠-10B는 마침내 새 엔진을 장착하고서 뛰어난 실전 능력을 선보였다"며 "제조업체인 청두항공기공업그룹은 성능이 입증된 젠-10B를 해외에 수출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제공]
ssah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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