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만취 상태로 일가족 4명이 탄 승용차를 들이받은 뒤 항의를 받자 고의로 3번 더 추돌하고 도주한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항소4부(서재국 부장판사)는 8일 음주운전 등의 혐의로 기소된 최모(55)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선고와 함께 사회봉사 120시간과 준법운전 강의 40시간 수강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최씨가 만취상태로 앞차를 추돌한 뒤 고의로 3차례 더 들이받고 도주하는 등 사고를 낸 것을 볼 때 원심 형량이 가볍다고 판단해 구속을 고민했다"며 "하지만 가족을 부양하는 점,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최씨는 지난 5월 29일 오후 8시께 부산 동래구 미남 로터리 인근에서 1t 트럭으로 신호대기 중인 승용차를 추돌한 후 운전자 A씨가 하차해 항의하자 고의로 3번 더 추돌하고 도주하다가 다른 차를 들이받은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최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치에 해당하는 0.206%였다.
당시 승용차에 탄 A씨 아내와 두 자녀는 3차례나 계속된 추돌에 울음을 터트리는 등 공포에 떨어야만 했다.
최씨가 연거푸 승용차를 들이받고 도주하는 블랙박스 영상이 인터넷에 공개돼 공분이 일기도 했다.
1심은 최씨가 3개월간 구금되고 피해자와 합의한 점, 피해자들의 상해 정도가 심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최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한 검사는 판결에 불복해 형량이 너무 가볍다며 항소했다.
win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