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고 전환 추진' 발표 후 논란 일자 "예상한 것"…근거는 제시 못해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서울시교육청이 내년부터 2022년까지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외국어고 5곳을 일반고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가 논란이 일자 슬그머니 '예상치'라고 발을 뺐다.
교육청은 7일 조희연 교육감 두 번째 임기 청사진을 담은 백서를 발간했다.
백서에서 교육청은 자사고와 외고의 일반고 전환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운영성과평가를 통한 일반학교 전환'이라는 성과지표 아래 내년부터 4년간 총 5개교를 일반고로 바꾸겠다는 '목표치'도 제시했다.
이런 서울시교육청 계획은 백서발표 기자회견 직후 논란이 됐다.
서울 모든 자사고와 외고가 내년과 후년에 걸쳐 재지정을 위한 운영성과평가를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교육청이 사전에 '탈락목표치'를 제시해 평가의 공정성을 의심하게 했다는 것이다.
논란이 커지자 교육청은 오후 3시 40분께 '설명자료'를 내어 '4년간 총 5개교 일반고 전환'은 목표치가 아닌 '예측치'라고 밝혔다. 앞으로 일반고 전환을 신청할 자사고와 외고를 나름 예상해본 결과라는 취지였다. '평가를 통한 일반학교 전환'이라는 문구는 잘못 쓴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교육청은 '예측치'를 산출한 근거는 밝히지 않았다.
교육청 관계자는 "우리(교육청)가 내년부터 4년간 자사고·외고 5곳이 일반고 전환을 신청할 것이라고 예측·예상했다는 것 외에는 드릴 수 있는 말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교육청의 '공식설명'은 다른 교육청 관계자들 설명과 배치된다.
백서발표 기자회견에서 '4년간 5개교 일반고 전환'이라는 수치가 어떻게 나왔는지 묻자 교육청 관계자는 "과거 평가 기준을 토대로 잠정적으로 산출한 숫자"라고 설명했다. 평가를 통한 일반고 전환을 전제한 발언이었다.
자사고·외고의 일반고 전환은 교육계의 뜨거운 감자다. 지난 7월 은평구 대성고가 일반고 전환을 신청하고 교육청이 관련 절차를 밟자 학부모들이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결국 교육청이 '자가당착'의 해명을 내놓은 것은 교육감의 핵심공약조차 눈치를 봐가며 추진하는 교육청 공무원들의 '보신주의' 탓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재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대변인은 "집권 2기 구체적인 공약을 제시하는 백서는 신뢰성이 높아야 한다"면서 "(이해관계자들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사안에 대한 계획을 번복하는 것은 교육정책의 신뢰를 크게 떨어뜨리는 행동"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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