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에 목이 칼칼"…마스크·머플러로 입 가린 퇴근길
"뿌연 하늘에 창문도 못 열어 답답"…내일도 미세먼지 '나쁨'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미세먼지에 온종일 목이 칼칼하고 눈도 따가워요."
미세먼지가 서울 하늘을 뿌옇게 뒤덮은 6일 오후 6시께 광화문역 인근에는 퇴근한 회사원들이 흰색 마스크를 쓴 채 발걸음을 재촉했다.
버스정류장에서는 미처 마스크를 준비하지 못한 시민들이 머플러와 옷깃으로 입과 코를 가린 채 버스를 기다리기도 했다.
마스크나 옷깃으로 가릴 수 없는 눈이 따가운지 몇몇 시민들은 눈을 반만 뜬 채 눈살을 찌푸리며 걸음을 재촉했다. 눈이 따가운 듯 안경을 벗고 눈가를 비비는 시민도 있었다.
함께 회사에서 나와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걸어가던 직장인들끼리 지하철역 앞에서 "미세먼지 조심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네고 헤어지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직장인 양 모(32) 씨는 "퇴근하려고 밖에 나왔는데 예상보다 미세먼지가 훨씬 심해서 목이 아프다"며 "한동안 미세먼지가 없어서 좋았는데 빨리 미세먼지가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또 다른 직장인 이 모(32) 씨는 "초겨울에 미세먼지를 겪으니 이제 화까지 난다"며 "종일 사무실에서 창문도 못 열었다. 뿌옇게 보이는 하늘을 보면 짜증이 솟구쳐 오른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주거지역인 노원구 중계동 아파트단지에도 마스크를 쓴 아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배달을 위해 상가건물에서 나온 오토바이 기사는 온종일 미세먼지에 시달린 듯 얼굴에 마스크를 쓰고 그 위에 헬멧을 쓰기도 했다.
권윤경(36) 씨 역시 장을 보기 위해 마트로 나가며 어린 딸과 아들에게 두꺼운 흰색 마스크를 씌웠다.
권씨는 "아이들이 답답하다며 마스크를 하기 싫어해서 집에서 나오기 전에 한참 실랑이를 벌였다"며 "아이들을 키우다 보니 미세먼지 농도를 알려주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끼고 산다"고 말했다.
지인과 저녁 약속을 위해 집을 나왔다는 박상미(50) 씨 역시 마스크를 쓴 채 "오늘 하늘만 보고도 '미세먼지가 심하구나'라고 느꼈다"며 "TV에서 알려주는 미세먼지 농도보다 체감하는 게 더 심한 것 같다"고 토로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미세먼지 농도는 내일(7일)까지도 '나쁨' 수준을 보이고, 대기 확산이 원활해지는 8일부터 '보통'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예보됐다.
이에 환경부는 7일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 서울, 인천, 경기도(연천·가평·양평 제외) 지역 행정·공공기관 소속 임직원 차량 2부제 등 비상저감 조치를 시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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