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처는 7∼9회…한국시리즈, 이제는 '불펜 전쟁'
산체스·김태훈·정영일 vs 박치국·김승회·함덕주
(서울=연합뉴스) 천병혁 기자 = 두산 베어스의 '원투 펀치' 조쉬 린드블럼과 세스 후랭코프는 10개 구단의 최강의 외국인 투수다.
린드블럼은 정규시즌 유일하게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전체 1위에 올랐고 후랭코프는 다승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이들이 1회부터 9회까지 몽땅 책임질 수는 없다.
둘의 한계 이닝은 6회, 길어야 7회라고 봐야 한다.
린드블럼은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6⅓이닝, 2차전에 등판한 후랭코프는 6⅔이닝을 던지고 교체됐다.
둘 다 투구 수가 100개 안팎이 된 7회가 되자 구위가 급격히 떨어지며 교체됐다.
SK 와이번스의 원투 펀치인 김광현과 메릴 켈리 역시 마찬가지다.
김광현은 넥센 히어로즈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6이닝을 던졌고 5차전에서는 5⅔이닝을 소화하고 내려갔다.
켈리는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4이닝만 던지고 손 저림 현상으로 교체됐고 5차전에는 불펜으로 등판했다.
내일이 없는 가을야구는 선발투수가 내려간 7회 이후 승부의 흐름이 수시로 출렁거리고 있다.
그만큼 불펜의 활약 여부에 따라 승패가 뒤집힐 가능성도 농후하다.
1,2선발이 아닌 3,4선발이 등판하는 경기는 불펜을 가동하는 시점이 더욱 빨라진다.
7일부터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리는 3,4,5차전은 선발투수보다 불펜투수들의 대결에서 승부가 갈릴 공산이 크다.
불펜투수의 역할은 시리즈가 진행될수록 더욱 커질 것이다.
두산과 SK 불펜은 어느 팀이 낫다고 단정하기 쉽지 않다.
정규시즌에서는 두산 불펜진의 평균자책점이 5.13(전체 5위)으로 SK의 5.49(전체 7위)보다 조금 나았다.
그러나 SK는 포스트시즌 들어 불펜진이 강화된 느낌이다.
마무리 신재웅이 부진하긴 하지만 앙헬 산체스가 불펜으로 변신해 위력을 떨쳤고 김태훈과 정영일, 윤희상, 김택형 등도 정규시즌보다 나은 모습이다.
두산은 2차전에서 박치국, 김승회, 함덕주가 필승조로 나서 승리를 지켰다.
하지만 김강률이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제외된 것이 뼈아프다.
이 탓에 선발요원으로 꼽았던 이영하를 상황에 따라 불펜으로 투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올 한국시리즈는 두산이 우세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SK가 잠실 1,2차전에서 1승1패를 기록, 장기전이 될 공산이 커졌다.
그만큼 불펜투수들의 역할이 커지며 부담도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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