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탈레반, 모스크바 평화회담에 대표단 파견키로
정부 공식 대표단 자격인지는 불확실…"협상 진행 중"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러시아에서 개최되는 아프가니스탄-탈레반 평화회담에 아프간 정부와 무장반군 탈레반이 모두 대표를 파견할 것으로 알려졌다.
6일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이달 9일 모스크바에서 아프간 내전 종식과 관련한 평화회담을 연다.
아프간 평화협상을 담당하는 정부 기구인 아프가니스탄 고위급 평화위원회의 사예드 이흐산 대변인은 이번 회담에 소속 인사 4명이 참석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들이 정부 공식 대표단 자격으로 참석하는지는 불명확하다.
세바그툴라 아흐마디 아프간 외교부 대변인은 정부 차원의 대표단 파견 여부를 묻는 말에 "아직 러시아 당국과 협상이 진행 중"이라면서 "우리는 아프간 주도의 어떠한 평화 노력도 환영한다"고 답했다.
러시아가 모스크바에서 개최하려던 평화회담이 지난 9월 한 차례 무산됐을 당시에도 아프간 정부는 "외국의 개입 없이 탈레반과 직접 대화하겠다"며 불참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탈레반은 참석 여부를 공식화하지 않고 있으나, 내부적으로는 카타르 도하에 있는 대외창구인 탈레반 정치사무소의 셰르 무함마드 압바스 스타낙자이 소장을 단장으로 한 5명 규모의 대표단을 파견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탈레반 관계자는 "일각에선 의구심이 남아 있지만, 지도부 대다수는 모스크바 평화회담에 (탈레반 대표단이) 참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탈레반과 물밑 평화회담을 별도로 추진하던 미국은 러시아 주도 협상의 실효성에 문제를 제기하며 이번 회담에도 불참하기로 했다.
한때 아프간 내전에서 협력 관계였던 미국과 러시아는 아프간-탈레반 평화회담의 주도권을 놓고 경쟁을 벌여왔다.
미국 정부 당국자는 "러시아를 포함한 어떠한 정부도 탈레반과의 직접 협상에서 아프간 정부를 대신할 수 없다"면서 모든 국가가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의 직접 대화를 지지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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