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에서 산악 유대인 지도자들과 면담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최근 세계 곳곳에서 유대인을 겨냥한 증오범죄가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프란치스코 교황이 반(反)유대주의의 근절을 촉구하고 나섰다.
교황은 5일(현지시간) 교황청에서 산악 유대인 세계총회에 참석한 유대교 지도자들과 만나 "우리는 반유대주의가 인류 공동체에서 금지되도록 노력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산악 유대인은 과거 고대 페르시아 지방을 떠나 코카서스 지방에 정착한 유대인의 한 분파를 이르는 말이다.
교황은 이 자리에서 "슬프게도 반유대주의적 태도가 우리 시대에도 존재한다"며 "내가 자주 이야기하듯 기독교인은 반유대주의자가 될 수 없다. 우리는 같은 뿌리를 공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황은 또한 나치가 2차 대전 기간에 600만 명의 유대인을 학살한 홀로코스트를 기억할 필요성도 역설했다.
교황은 "기억을 이어가지 않고서는 미래가 있을 수 없다. 역사의 가장 어두운 페이지가 우리로 하여금 동일한 실수를 저지르지 않도록 가르침을 주지 못한다면 인간의 존엄성은 사문화되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모국인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대주교 시절 유대교 성직자인 랍비와 함께 책을 공동으로 저술하기도 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반유대주의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자주 내고 있다.
교황은 지난 달 27일 미국 동부 피츠버그의 유대교 회당에서 40대 백인 남성에 의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11명이 숨지고 경찰 4명을 포함해 6명이 부상하는 사건이 발생한 다음 날 열린 일요 삼종기도에서도 "우리 모두가 그 비인간적인 폭력 행위에 의해 상처받았다"고 말하며 개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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