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터키경찰 수색 전 카슈끄지 피살현장에 '은폐조' 투입"
터키 친정부 매체 보도…"화학자·독성학자 등 전문가 포함돼"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터키 경찰이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 현장을 수색하기 전 사우디가 사건 '은폐조'를 투입했다고 터키 매체가 보도했다.
터키 친정부 일간지 '사바흐'는 카슈끄지 살해로부터 9일이 흐른 지난달 11일 사우디 정부가 독성학자 등 전문가로 구성된 '은폐조(組)'를 이스탄불에 파견했다고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달 11일은 카슈끄지 피살 의혹이 한창 확산한 시점으로, 당시 사우디 당국은 그가 멀쩡히 주(駐)이스탄불 사우디 총영사관을 떠났다고 주장하며 그의 사망 사실 자체를 시인하지 않았다. 사우디 당국이 터키 경찰의 수색을 승인하기도 전이다.
카슈끄지는 지난달 2일 결혼에 필요한 서류를 수령하러 총영사관에 들어갔다가 거기서 그를 기다린 '암살조'에 의해 살해됐다.
사우디 정부는 실종 23일만에 그가 살해된 사실을 인정했으나 시신의 소재에 관해서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사바흐는 사우디가 '수사팀'이라며 파견한 대표단에 화학자 아흐마드 압둘아지즈 알자노비, 독성학자 칼레드 야흐야 알자라니 등 전문가가 포함됐다고 익명의 터키 치안 당국자를 인용해 전하고, 이들의 사진을 공개했다.
이들은 터키 경찰의 수색 전에 증거를 인멸하는 등 사건 은폐 임무를 수행한 것이라고 사바흐는 주장했다.
신문에 따르면 11명 일행은 10월 11일부터 이스탄불에 체류한 7일간 매일 사우디 총영사관을 찾았고, 같은달 20일 출국했다.
이런 가운데 사우디 정부 승인으로 터키 경찰은 10월 17일 사우디 총영사관 수색을 시작했다.
한편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고문 야신 악타이는 2일자 언론 기고문에서 사우디 암살조가 카슈끄지의 시신을 토막 낸 후 산(酸) 용액에 녹여 처리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앞서 지난달 31일 이스탄불주(州) 검사장실은 카슈끄지가 같은달 2일 사우디 총영사관에 들어간 직후 목 졸려 살해당했으며, 시신이 토막 내진 후 폐기됐다고 발표했다.
[로이터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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