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진로교육 비효율적이다"…학생들의 '쓴소리'
경기교육청 학생토론회 개최, 학생들 대안까지 제시
(수원=연합뉴스) 류수현 기자 = "현재 중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진로교육은 효율적이지 않은 것 같아요. 이후에 연계되는 교육이 없기 때문이에요."
"학교의 역사 수업은 이론에만 치중됐어요. 가상현실(VR)과 QR코드 등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하는 게 어떨까요?"
5일 판교테크노밸리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경기학생자치회 교육정책 토론회'에서 쏟아진 경기도 교육에 대한 학생들의 쓴소리이다.
경기도교육청이 주관한 이날 토론회에는 도내 초·중·고교 학생 150여명이 참석했다.
학생들은 6개 분과, 12개 분임으로 나뉘어 ▲ 우리가 원하는 학교 공간의 모습은? ▲ 교복,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 우리가 원하는 진로교육 모습은 ▲ 통일 공감대 형성을 위해 평화통일 교육은 어떻게? ▲ 학생의 과목선택권이 확대되려면? ▲ 학교 사이버폭력 예방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등 6개 주제를 놓고 각각 토론했다.
논제는 도내 학생 1천2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사전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선정됐다.
토의를 마친 학생들은 문제점과 그에 대한 해결 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발표 시간에는 이재정 도교육감이 참석해 학생들 발표 내용에 피드백을 주기도 했다.
학교 공간과 관련해 논의한 첫 번째 분과는 "학교 시설 노후화 등으로 학생만을 위한 공간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학교에 교내환경연구위원회를 설치하고 유휴교실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 공모를 한다면 학생들도 책임지고 그 공간을 꾸며나갈 것"이라고 제안했다.
진로교육 발표를 맡은 분과는 "현재 학교에서 진행하는 진로교육은 전문적이지 않다"며 "고교 1학년은 이론 수업, 2학년은 진로적성 검사, 3학년은 전문가와 소통, 체험 등의 기회를 마련해 학년별 맞춤형 교육을 진행하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과목 선택권 확대 주제를 맡은 분과는 "평일 교과과정 시간 중에도 학생들이 진로를 탐색할 수 있으려면 과목 간 서로 다른 현재의 이수 시간 제도가 없어져야 한다"며 "학생들이 듣고 싶은 과목을 중심으로 이수 단위를 직접 설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재정 교육감은 "모든 교육정책은 교육부와 교장 선생님이 아닌 학생 중심으로 가야 한다"며 "그런 의미에서 이번 토론회는 교육정책에 관한 학생들의 다양한 의견을 들을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경기도교육청은 2015년부터 도 단위의 학생자치회 토론회를 주관, 논의 결과를 정책 등에 반영해왔다.
실제 교육청은 지난해 학생 토론회에서 제안된 학급회의 시간 의무화, 권역별 학생 중심 문화예술 축제 시행, '꿈의 대학'에 참여하지 않은 학생들을 위한 지원 확대 등의 내용을 정책으로 추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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