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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전쟁부터 AI까지 인류 생존 위협하는 10가지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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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전쟁부터 AI까지 인류 생존 위협하는 10가지 위험
스웨덴 GCF 2018년 보고서 공개…"앞으로 50년이 인류 미래 1만년 결정"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스웨덴의 비영리 단체인 '글로벌 챌린지스 파운데이션(GCF)'이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10가지 위험에 관한 2018년도 보고서를 냈다.
5일 '비즈니스 인사이드'에 따르면 GCF는 핵전쟁에서 슈퍼화산 폭발, 통제되지 않은 인공지능(AI)에 이르기까지 향후 50년간 인류의 생존을 위협할 10가지 위험을 꼽고 각 분야 전문가의 의견을 구했다.
지난 2012년 출범한 GCF는 세계 인구를 10% 이상 파괴할 수 있는 위협에 관해 연구해 매년 보고서를 내왔다.
GCF는 앞으로 50년이 인류의 미래 1만년 생존을 결정짓는 중요한 시기라고 했다.
다음은 인류가 당면한 10가지 위험.


◇ 핵전쟁 = 핵무기는 그 자체의 폭발력으로 수천명을 살상할 뿐 아니라 '핵겨울' 등으로 농업이 불가능해 져 기아가 확산하는 등 더 큰 피해를 지속적으로 가져온다.
'핵과학자회보(Bulletin of Atomic Scientists)' 수석 고문 케니트 베네딕트와 일본 원자력위원회 아베 노부야사 위원은 보고서에서 핵 폭발이 엄청난 양의 먼지와 황산염을 만들어 태양 빛을 가림으로써 수년간 지구 온도를 낮추는 핵겨울을 초래할 것이라고 했다.
핵무기 4천기는 약 150테라그램(10의 12제곱 그램)의 연기를 유발하고 이는 4~5년에 걸쳐 기온을 8도가량 낮출 것으로 예측돼 있다. 현재 미국과 러시아가 보유한 핵무기만 각각 7천기에 달한다.
핵겨울 상황에서는 곡물 재배가 매우 어렵고 기근이 확산하면서 혼란이 이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 생화학전 = 핵무기는 복잡하고 핵물질을 구하기도 어려워 쉽게 만들 수 없지만 생화학 무기는 훨씬 적은 돈으로 만들 수 있다. 최근 유전공학의 발전 등으로 세균무기는 더 쉽고 싸게 제조할 수 있게 됐다.
빈 군축비확산센터 수석연구원 안젤라 케인은 생물무기로 사용된 병원균이 전염병으로 이어지면 생물무기는 지구적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고 했다.
화학무기는 생물무기보다 덜 치명적일 수 있지만 상수원 등에 투입된다면 광범위한 지역을 오염시킬 수 있는 것으로 지적했다.
케인 연구원은 독성 화학물질 사용을 금지하는 세계적인 합의가 깨질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지난 40년간 생화학무기가 적어도 4차례 이상 사용됐다고 밝혔다.
◇ 지구 온난화 = 인도 TERI대학의 리나 스리바스타바 부총장은 보고서에서 파리협정 체결에도 불구하고 지구 기온이 금세기에 2도 이상 상승할 가능성이 90%에 달하는 것으로 전망했다.

기온이 3도 이상 오를 가능성도 33%로 봤으며, 지구 기온 상승을 억제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도 못한 것으로 봤다.
지구 기온이 3도 이상 오르면 플로리다와 방글라데시는 대부분 물에 잠기고 상하이와 뭄바이 등 주요 해안도시도 물에 잠길 것으로 전망했다.
스리바스타바 부총장은 인류 역사상 바이킹과 크메르 제국, 인더스 계곡 문명 등 적어도 3개 문명이 지역 내 기후변화로 몰락했으며, 현재 우리가 당면한 기후변화는 지구 전체의 문제로 달아나 숨을 곳이 없다고 지적했다.
◇ 생태계 붕괴 = 인간은 공기와 물, 식량 등을 생태계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1950년대 이후 삼림벌채와 기타 생태계 파괴가 가속화하면서 지구의 주거환경은 악화일로를 걸어왔다.
매사추세츠대학 지구관리학 교수 마리아 이바노바와 스톡홀름환경연구소의 필립 오사노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지구의 생태계가 큰 위험에 직면해 있는 것으로 경고했다.
지구 생태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9개 범주 중 기후변화와 토지시스템 변환, 생화학적 순환, 생물권 상실 등 4가지에서 이미 안전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지적됐다.
토지시스템 변화는 숲이나 초지, 습지 등을 농경지로 전환해 생물 다양성을 해치는 것을 지칭하며, 생물권 상실은 인간의 활동으로 동식물이 멸종하는 것을 나타낸다.
◇ 새로운 전염병과 항생제 내성 = 전염병으로 세계 인구의 15%가 목숨을 잃은 적이 두 차례 있었다. 인류는 천연두와 같은 질병은 완전히 없애고 소아마비도 거의 퇴출했지만 새로운 전염병으로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을 것이라는 우려는 여전하다.
영국 왕립국제문제연구소(채텀하우스) 세계보건안보센터 소장을 맡은 데이비드 헤이먼은 보고서에서 도시화로 인구가 집중돼 전염병을 억제하는 것이 더 어렵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변종 박테리아가 공통적 항생제에 내성을 갖게 된 점도 우려할 사항으로 거론했다. 과학자들이 새로운 항생제를 개발하지 않으면 항생제 내성 박테리아로 사망하는 인구가 2050년까지 매년 70만명에서 1천만명으로 불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 소행성 지구 충돌 = 소행성 충돌은 약 6천500만년 전 공룡의 멸종을 가져온 것을 비롯해 지구 역사상 3차례 걸친 대멸종을 초래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구근접천체(NEO) 사이언스'의 팀 스파르는 세계적인 재앙을 가져올 수 있는 대형 소행성 충돌이 12만년마다 일어날 수 있는 것으로 봤다.
크기가 1㎞ 이상 되는 소행성의 충돌은 지구 대기로 엄청난 양의 먼지를 끌어올려 태양 빛을 가림으로써 지구기온을 낮추고, 이는 기아를 유발해 수억명의 목숨을 앗아갈 것으로 전망했다.
◇ 슈퍼화산 폭발 = 인류는 약 7만4천년 전 인도네시아에서 슈퍼화산 토바가 폭발하면서 수십억t의 황산염과 먼지를 대기로 내뿜는 바람에 거의 멸종 직전으로 치달은 적이 있다.
브리스톨대학 지구과학 교수 스티븐 스파크스는 보고서에서 다음 슈퍼화산이 언제 폭발할지는 이전 사례가 많지 않아 예측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하지만 미국의 옐로스톤을 비롯한 슈퍼화산 후보지 중 몇곳은 이미 파악해 놓고 있다.
슈퍼화산은 자료상 1만7천년마다 폭발하는 것으로 분석됐지만 현재는 마지막 폭발 이후 2만6천500년이 흐른 상태다.

슈퍼화산이 폭발하면 주변 주민의 생명을 앗아가는 것은 물론 화산재와 연기가 태양 빛을 가로막아 농업을 파괴하고 환경에도 해를 주게 된다.
◇ 양날의 칼 지구공학 = 지구공학은 지구 대기를 조절해 기후변화의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있다.
카네기 기후 지구공학 관리 연구소의 야노스 파스츠토르는 보고서에서 아직 기술개발이 불충분한 상태지만 대기 중 CO2를 흡수할 수만 있다면 파리협정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태양 지구공학도 열을 우주로 반사해 지구의 기온을 낮출 수 있지만 CO2 흡수 지구공학과는 달리 위험한 측면이 있다. 실용화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된 것은 아니지만 오존층에 해를 가할 수 있으며 생태계를 교란시켜 식량공급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태양 지구공학을 이용하다 갑자기 중단하면 지구온난화가 심각해질 수 있고 국제적 분쟁도 잇따를 위험이 있는 것으로 예측했다.
◇ 통제되지 않는 인공지능(AI) = AI 기계는 인류에게 또 다른 위험을 제기할 수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과학자 중 상당수는 인간 두뇌와 대등한 인공지능이 수십 년 내에 출현히고 인간보다 더 뛰어난 지능을 갖춘 기계도 뒤따를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생명의 미래 연구소' 연구원들은 이번 보고서에서 AI가 생명을 해치도록 설계될 수 있으며, 선한 행동을 하도록 프로그램되더라도 해가 되는 방법으로 이를 달성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원들은 "슈퍼지능 시스템이 대형 사회 프로젝트를 맡게 되면 여러가지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으며, 이를 막으려는 인간의 시도를 목표달성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과학자들이 인지하지 못했던 위협 = 인류는 새로운 지구적 재앙을 예측하는 데 실패를 거듭해 왔다. 첫 핵폭탄이 투하되기 전에 이를 예측했던 사람은 거의 없었으며, 1945년 유엔이 결성될 때만 해도 기후변화를 염두에 뒀던 사람도 없었다.
이스라엘 블라바트니크 학제간 사이버 연구 센터의 로이 체자나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경제·과학적 발전은 우리가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새로운 위험을 제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구가 별의 감마선 폭발에 노출되면 대멸종이 일어날 수 있지만 현재로선 일어날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분류되고 있는 것처럼 이론적인 위험들도 있다고 했다.
eomn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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