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숙 여사 "김수로왕과 허왕후 사랑이 한-인도 동반자관계로"(종합)
모디 인도 총리 면담…모디 "가급적 이른 시일 내 방한하고 싶다"
김정숙 여사 "남편 없이 처음 나서는 길, 마음 떨리고 주춤거려"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공식 초청으로 인도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5일(현지시간) 뉴델리 총리 관저에서 모디 총리를 면담하고 한-인도 관계 발전 방안 등을 논의했다.
현직 대통령의 부인으로는 16년 만에 단독으로 외국을 방문한 김 여사는 "제가 처음 단독으로 인도에 오는 것이 쉬운 결정은 아니었는데 총리께서 저를 초청해주셨고 부처에 잘 배려하라는 지시를 해주셔서 큰 힘이 됐다"고 사의를 표했다.
모디 총리는 아요디아 지역에서 열리는 인도의 가장 큰 축제인 디왈리 축제에 김 여사를 주빈으로 초대하는 한편, 축제와 함께 열리는 허왕후 기념공원 착공식에도 김 여사가 참석할 수 있게 했다.
김 여사는 "문 대통령은 허왕후 기념공원 착공식을 축하하고자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보내기도 했다"면서 "2천년 전 김수로왕과 허왕후의 사랑에서 시작된 양국의 특별한 인연이 오늘날의 동반자 관계라 발전했다"고 평가했다.
삼국유사 가락국기에 따르면 인도 아유타국의 공주 허황옥은 인도에서 배를 타고 1만㎞에 달하는 바닷길을 건너 가락국으로 와 16세의 나이에 김수로왕과 혼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과 인도를 위해'…김정숙 여사, 모디 총리 면담 / 연합뉴스 (Yonhapnews)
김 여사는 "문 대통령은 모디 총리가 추진하는 신동방정책과 우리 정부의 신남방정책이 미래지향적 협력, 인적 교류 등에서 시너지 효과를 내 아시아 발전에 기여하기를 바란다"면서 "이를 모디 총리와 함께 추진하고 싶다"고 밝혔다.
모디 총리는 "디왈리 축제와 허왕후 기념공원 착공식에 김 여사를 주빈으로 모시게 돼 영광"이라며 "여사님이 허왕후의 고향이었던 인도를 고향처럼 생각하고 편안하게 지내시기를 바란다"고 화답했다.
모디 총리는 "허왕후 기념공원은 2천년 간 이어온 양국 관계가 복원되고 전 세계에 그 깊은 관계를 잘 보여줄 뿐만 아니라 차세대에도 양국 관계의 연속성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서울평화상을 받은 데 대해 문 대통령이 축하 메시지를 전해줘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제가 보내드린 (인도 전통의상) '모디 재킷'을 입고 찍은 사진을 SNS에 올려서 인도에서도 반응이 무척 뜨거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만난 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문 대통령은 오래 안 것처럼 친근감을 주는 진정한 친구이자 동반자"라고 강조했다.
모디 총리는 김 여사에게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방한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이 서면브리핑에서 밝혔다.
김정숙 여사는 모디 총리와의 면담에 앞서 이날 오전 수시마 스와라지 인도 외무장관과의 접견으로 공식일정을 시작했다.
김 여사는 뉴델리 숙소 내 접견실에서 이뤄진 접견에서 한-인도 간 관계 발전과 관련해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면 충분히 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지난 7월 방문 당시 모디 총리가 디왈리 축제에 고위급이 왔으면 좋겠다 하셨고 장관님도 제가 왔으면 좋겠다고 하셨을 때 즉답은 못했지만 (이러한 방문이) 양국 관계에 주는 효과가 굉장할 것이라고 느꼈다"고 언급했다.
김정숙 여사, 스와라지 인도 외교장관 접견 / 연합뉴스 (Yonhapnews)
김 여사는 "제가 남편 없이 혼자 나서는 게 처음이라 마음이 떨리고 주춤거렸는데 최고의 예우를 해주겠다는 (인도 측) 말씀을 듣고 정말로 기쁜 마음이었다"고 덧붙였다.
접견을 마친 김 여사는 뉴델리의 아다르시 식샤 니케탄 비디야라야 종합학교를 방문해 교사 및 학생들을 만나고, IT 교육용 기기를 이용한 수업을 참관하기도 했다.
학생들은 한복을 입은 채 한국에서 인기를 끄는 '상어송'에 맞춰 율동을 하며 김 여사를 환영했다.
김 여사는 학생들에게 "여러분은 인도의 꿈이자 미래"라며 "한국과 인도의 밝은 미래를 여는 데 여러분의 역할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덕담을 건넸다.
김 여사는 이어 사비타 코빈드 인도 대통령 부인이 주최한 오찬에 참석했다.
지난 7월 문 대통령의 인도 국빈 방문 때에 이어 넉 달 만에 코빈드 여사를 만난 김 여사는 "한국과 인도의 번영의 길에 조금이라도 기여하고자 오게 됐다"고 인사했다.
김 여사는 자신이 입은 의상을 가리키며 "여사께서 선물로 보내주신 사리 중 하나로 블라우스를 만들어 봤다"고 설명하고 "한국과 인도의 번영을 위해 만든 건데, 귀하게 잘 입겠다"고 말했다.
코빈드 여사는 자신의 딸과 며느리를 오찬에 함께하게 하는 등 가족적 분위기에서 우의와 유대를 돈독히 하는 배려를 했다고 고민정 부대변인은 전했다.
김정숙 여사, 인도 ASN 종합학교 방문…IT 교육용 기기 시연 참관 / 연합뉴스 (Yonha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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