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금주후반 김영철과 뉴욕회담"…先비핵화·검증 재확인(종합2보)
"비핵화·검증이 제재해제 전제조건…목표달성 전 경제적 완화 없어"
"다시 진전 이룰 것 확신"… 제재완화-사찰·검증 '빅딜' 돌파구 주목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번 주 열릴 북미고위급 회담과 관련, 개최 장소와 그 카운터파트를 4일(현지시간) 확인하고 이번 회담에서 진전을 이뤄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고위급 회담의 구체적 시기에 대해선 '이번 주 후반'(at the end of this week)이라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측의 핵무기 개발과 경제건설의 '병진 노선' 부활 위협에는 '선(先) 비핵화', '선(先) 검증'을 제재해제를 위한 2가지 전제조건으로 제시하고 목표달성 전 제재완화는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폭스뉴스 방송의 '폭스뉴스 선데이'에 출연해 "나는 이번 주 뉴욕에서 나의 카운터파트인 김영철(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만날 것"이라며 "우리는 몇 달 전 시작된 비핵화 논의를 계속해 나갈 좋은 기회를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CBS 방송의 '페이스 더 네이션' 인터뷰에서도 "이번 주 후반에 나의 카운터파트인 김영철과 만나며 뉴욕에 머무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두 정상 간 회담이 비핵화를 위한 상당한 조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 지점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을 포함해 일정 부분 진짜 진전을 만들어내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잇단 인터뷰를 통해 "뉴스의 세계에서는 오래전의 일 같이 보이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 위원장이 만나 이 길 위에 우리를 올려놓은 것은 불과 지난 6월의 일"이라며 "북한이 미사일 발사도, 핵실험도 하지 않고 유해 송환을 허용했다는 걸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이것들은 모두 좋은 조치들이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우리는 지난 6월 이래 불과 몇 달 만에 성공을 해냈다. 그리고 우리는 좋은 진전을 만들어가길 바란다"며 "나는 이번 주 뉴욕에서 우리가 다시 진전을 이뤄낼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착수한 것, 즉 '미국에 의해 검증된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 그러고 나서 북한 주민을 위한 더 밝은 미래'(the full denuclearization verified by the United States of the Korean Peninsula, and then a brighter future for the North Korean people)를 달성하기 위해 북한과 협상하기를 계속하고 있다"고 '선(先) 비핵화 - 후(後) 밝은 미래 보장' 입장을 재확인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 외무성이 논평을 통해 '관계개선과 제재는 양립될 수 없는 상극'이라며 핵무기 개발과 경제건설의 '병진 노선'으로 복귀할 수 있다는 점까지 거론해 고강도로 제재완화 공세에 나선 것과 관련, '북한의 핵 활동 재개 압박을 어떻게 보는가'라는 질문을 받고 "나는 레토릭(수사)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협상을 하면서 이러한 것을 보아왔다"고 답변했다.
이어 "우리는 매우 집중하고 있다. 우리는 우리가 누구와 협상하고 있는지, 그들의 입장이 뭔지 알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그의 입장, 즉 '우리가 궁극적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어떠한 경제적 완화(economic relief)도 없다'는 것을 매우 분명히 해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입증하기 전까지 제재해제는 없다는 입장이 여전히 유효한가'라는 질문에 "완전한 비핵화뿐 아니라, 그것이 이뤄졌다는 것을 검증할 우리의 역량을 갖는 것 역시 경제적 제재해제를 위한 전제조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서 지난 1일 라디오방송 인터뷰에서도 "대북 경제제재는 그들이 핵 프로그램을 제거했다는 점을 우리가 검증을 통해 확인할 능력을 얻을 때까지는 해제되지 않을 것"이라며 '선 검증, 후 제재해제' 입장을 분명히 한 바 있다.
이번 북미고위급 회담 개최로 김 부위원장의 지난 5월 말∼6월 초 방미에 이어 5개월여 만에 '폼페이오-김영철 라인'의 뉴욕회담 채널이 재가동됨에 따라 한동안 답보상태를 보이던 북미 대화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11·6 미 중간선거 직후에 열릴 이번 북미고위급 회담의 구체적 시점과 관련, 폼페이오 장관이 '주 후반'이라고 표현한 만큼 '8일 도착-9일 본회담'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7일 도착-8일 본회담' 얘기도 나온다.
도착한 당일에는 김 부위원장의 1차 방미 때와 마찬가지로 만찬 회동을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아직 북미 실무협상 채널이 가동되지 않은 가운데 이번 고위급 회담이 실무협상 수석대표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최선희 외무성 부상도 동석하는 '2+2' 방식으로 이뤄질지도 관심을 끈다.
북한의 '선 제재완화' 요구와 미국의 '선 비핵화', '선 검증' 요구가 충돌하며 기 싸움이 고조되는 가운데 북한의 비핵화 실행조치와 미국의 상응 조치를 주고받는 빅딜 논의의 진전 여부와 함께 풍계리 핵 실험장과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 더 나아가 영변 핵시설에 대한 사찰 문제까지 진도를 낼지 주목된다.
이와 함께 2차 북미정상회담의 날짜와 장소 등도 이번 고위급 회담에서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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