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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없는 블록체인 기반 언론 '시빌 미디어' 가시밭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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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없는 블록체인 기반 언론 '시빌 미디어' 가시밭길
ICO 대실패…NYT "투자목적은 대안언론 아닌 돈벌이될수밖에"
시빌 "포기 안 한다. 절차·가격 수정해 ICO 재추진"

(서울=연합뉴스) 김현재 기자 = 언론의 광고 의존적 사업모델을 비판하며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저널리즘의 새로운 활로를 열 것이라고 공언했던 '시빌 미디어'가 출범 1년여 만에 커다란 난관에 봉착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일 시빌이 지난달 마감한 암호화폐 'CVL' 공개(ICO)에서 목표액인 600만 달러에 턱없이 못 미치는 140만 달러(15억7천만 원) 모금에 그쳤다고 전했다.
게다가 판매액 140만 달러 가운데 80%는 기존 투자자인 블록체인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컨센시스'가 산 것이고, 일반인 소액 투자자는 3천 명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NYT는 "올림픽 역도 선수가 180㎏를 너끈히 들어 올리겠다고 공언했다가 바를 1인치도 옮기지 못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언론인과 시민들이 함께 소유하고 운영하는 시빌 미디어는 올해 초 미디어 플랫폼이자 네트워크 개념으로 처음 도입됐다.
창업자 중 한 명인 매트 쿨리지는 "광고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이 자유민주 사회의 중요한 토대인 '좋은 언론'을 서서히 죽이고 있다"면서 "돈만 추구하는 사업가 또는 정치적으로 타협하는 언론사주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수많은 독립 편집국 체제로 운영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시빌은 현재 콜로라도 선, 블록클럽 시카고, 더 리버 등 주로 지역뉴스 사업자 중심의 18개 독립 뉴스룸을 운영 중이다.
지난 8월에는 미국을 대표하는 뉴스통신사인 AP 및 경제전문지 포천 등과 '기사 제휴' 및 '블록체인 기반 기술 공동활용'을 위한 계약도 체결했다.
AP는 시빌의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AP 콘텐츠의 유통경로와 저작권 침해 사례를 추적할 수 있다는 점을 높이 산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ICO 실패로 시빌의 앞길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NYT는 ICO 실패 원인을 한마디로 "CVL이 돈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사람들이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은 금처럼 상품의 성격을 갖고 있어서 블록체인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도 금방 부자가 될 수 있다는 희망에 사로잡혀 구매하지만, 사용자 참여를 전제로 설계된 CVL은 암호 화폐에 대해 잘 알고, 언론의 잘못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열정을 가진 사람들이 이상적인 고객층으로 설정돼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번 ICO에서 보안 강화 등을 위해 40단계가 넘는 절차를 거치도록 한 것도 실패의 한 원인으로 지적된다.
이번 실패에도 불구하고 시빌은 희망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콜로라도 선의 편집자는 "우리는 결코 토큰에 의존하지 않았으며 그것이 꼭 필요한 것도 아니다"면서 "우리의 달러 유통 모델은 잘 작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튜 아일리스 시빌 미디어 CEO는 이번 ICO의 가격 책정과 절차 등에 잘못이 있었다고 인정하면서 "그러나 이것이 우리가 임계점에 도달했는지에 대한 국민투표는 아니다"고 말했다.
시빌은 컨센시스로부터 추가로 350만 달러를 투자받아 ICO를 재추진할 예정이다. 또 이번 ICO에서 토큰을 구매한 사람들이 원할 경우 전액 환불해주기로 했다.
NYT는 "여전히 문제는 남아있다"면서 "사람들은 돈을 벌 수 없다면 시빌의 토큰을 사지 않을 것이며 언론의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기꺼이 돈을 지출할 사람이 얼마나 될지는 증명된 바 없다"고 말했다.
또한 "시빌 역시 본질적으로 벤처캐피털 자금으로 운영되는 또 하나의 언론사"라면서 "하지만 그들의 블록체인 기술이 어떻게 작동할지는 여전히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kn020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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