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따라 멋따라] 공업도시 안산…이 가을 '소확행'에 제격이라는데…
(안산=연합뉴스) 성연재 기자 = 경기도 안산은 계획적으로 만들어진 공업도시다.
자동차 기계부품을 비롯해 전자 전기부품과 도금단지 등 중소기업이 물려 있다.
그런 만큼 삭막한 공업도시로만 생각하기 쉽다. 실제 안산을 나들이 삼아 가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그러나 여행이란 게 어디 그렇게 잘 꾸며진 곳만 찾아가야 하는 것은 아니란 것을 안산을 가본 사람들은 금방 깨닫는다.
안산의 녹지율을 알면 깜짝 놀란다. 무려 74%에 달한다.
깊어가는 가을, 공업도시 안산에서 역발상 산책을 해보면 '소확행'을 누릴 수 있을게다.
◇ 안산 호수공원
안산의 고잔 신도시에 있는 호수공원은 2006년 개장했다.
서해안으로 흘러들어가는 안산천과 화정천이 흐른다.
고저가 없는 평면 공원인 데다 면적은 60만㎡로 넓어 드론을 띄워 조망해보기로 했다.
중앙공원 가까운 곳에서 내려다보니 저 멀리 호원초등학교 사이로 안산천이 흘렀다.
카메라 아래쪽으로 내려다보니 만추를 맞은 각종 나무가 제각각 마지막 아름다움을 내뿜고 있다.
군데군데 자리 잡는 상록수가 겸연쩍게 서 있을뿐 낙엽수 대부분은 화려한 패션쇼의클라이맥스에 다다른 듯 하다.
호수 뒤편의 갈대도 어렴풋이 보이고, 아래쪽에는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 나온 시민들과 자전거를 타거나 걷는 시민들의 모습이 미니어처처럼 다가왔다.
드론을 내려 돌아가는 길에 폴짝폴짝 뛰는 청설모 한 마리를 만났다.
겨울 준비를 하느라 그랬을까? 무척 부지런하다.
◇ 노적봉 폭포공원
안산시 상록구 성포동에 있는 이곳은 타지에서 고속도로를 통해 안산에 들어서면 가장 처음 만날 수 있다.
지금 이 시점에서 이곳을 방문해야 할 이유를 누군가 묻는다면… 답변은 하나, 장미공원 때문이다.
겨울을 코 앞에 두고 있는 요즘 장미가 활짝 펴있다.
한두 송이가 아니라 군락으로 물결을 이루고 있다. 뒤편으로 보이는 단풍이 무색할 정도로 강렬하고 아름다웠다.
노적봉이라는 이름은 전남 목포의 노적봉과 마찬가지로 산의 모양이 노적가리를 쌓아놓은 모양을 닮았다 해서 얻었다.
노적가리란 말은 요즘은 잘 쓰이는 말이 아니다.
'이슬 맞는 곳에 쌓아놓는다'는 뜻을 가진 노적(露積)과 '단으로 묶은 곡식이나 장작 등을 쌓은 더미'를 뜻하는 말인 가리의 합성어다.
즉, 이슬 맞는 곳에 쌓아놓은 곡식 무더기를 가리키는 말이다.
이곳에 있는 폭포는 인공폭포로서는 국내 최대 규모라 한다.
밤에는 화려한 조명이 비추고 폭포 앞에 노래하는 분수도 있어 나들이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 갈대 습지공원
핑크뮬리 탓에 가을철 인기순위에서 살짝 뒤처졌지만 갈대는 여전히 요즘 찾기 좋은여행 테마 가운데 하나다.
수자원공사가 1994년 103만7천500㎡에 조성했다.
시화호는 인공적으로 물을 가둬 만들었는데, 한동안 적정한 관리가 이뤄지지 않아 조금씩 썩어가며 한때 죽음의 호수로까지 불렸다.
하지만 그동안 여러 형태의 노력으로 여느 호수 못지 않게 정화되기 시작했고 어렵사리 자연생태 환경을 되찾았다.
지금은 연인과 가족들의 나들이 코스로 인기다.
데크로드가 갈대밭 사이로 조성돼 셀카를 찍거나 인증샷을 찍는 사람들로 붐빈다.
다소 아쉬운 건 갈대가 더욱 아름답게 빛나는 석양 타임 이전에 이곳을 나와야 한다는 점이다.
폐장이 오후 4시 30분이기 때문이다. 아쉽다는 생각이 떠나지 않는다.
polpori@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