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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W "北서 정부관리 자행 성폭력 만연"…'실상 보고서'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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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W "北서 정부관리 자행 성폭력 만연"…'실상 보고서' 발간
탈북민 증언 바탕 김정은 집권기 포함 3년6개월 실태 보고
"북한서 성폭력은 널리 용인된 비밀…구제책 부재한 현실"

(서울=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 북한에서 정부관리들에 의한 여성 성폭력이 만연했으나 사회적 낙인과 두려움, 구제책의 부재로 인해 신고나 처벌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1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북민들의 직·간접적 성폭력 피해 사례를 토대로 작성한 '이유 없이 밤에 눈물이 나요: 북한의 성폭력 실상'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HRW가 2015년 1월부터 2018년 7월까지 북한 밖에 거주하는 북한주민 106명(여성 72명, 여아 4명, 남성 30명)을 상대로 시행한 인터뷰를 토대로 작성됐다. 이 가운데 57명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집권한 2011년 이후 탈북한 사람들이라고 HRW는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에서는 1990년대 후반부터 국영 작업장에 나가지 않아도 되면서 기혼 여성 상당수가 장마당 등에서 장사로 가족의 생계부양자가 됐다.
이런 가운데 성차별과 남성우월주의가 만연한 북한에서 여성들이 장마당을 단속·감시하는 정부관리들과 직접 마주하게 되면서 성폭력의 위험에 크게 노출됐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HRW의 인터뷰 대상 중에 북한에서 장사 경험이 있는 여성 21명은 여러 지역을 이동하면서 보안원 등 관리들로부터 성폭행과 성추행을 당한 적이 있다고 증언했다.
이와 함께 여성 탈북민들은 성폭력 가해자로 고위 당 간부, 구금 시설의 감시원과 심문관, 보안성(경찰)과 보위성(비밀경찰) 관리, 검사, 군인을 꼽았다.
양강도에서 장사하다 2014년 탈북한 오정희(가명, 40대)씨는 "장마당 단속원이나 보안원들은 자기들이 내키는 대로 장마당 밖에 어디 빈방이나 다른 곳으로 따라서 오라고 한다"면서 자신도 여러 차례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오씨는 성폭력이 너무도 흔하게 일어나기 때문에 남자들은 그것을 잘못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여자들도 그냥 받아들이게 되었다고 증언한 것으로 보고서는 전했다.
보고서에는 오씨 외에도 인터뷰 당사자들이 직접 경험했거나 목격한 각종 성폭력 피해 사례가 적나라하게 묘사돼 있다.
HRW는 사회적 낙인과 보복에 대해 두려움과 구제책의 부재로 피해를 신고하는 여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뿌리 깊은 남녀 불평등과 성교육·성폭력에 대한 인식의 부재가 이러한 실상을 부추긴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HRW가 기록한 여성과 여아에 대한 성폭력 사건 중에서 피해자가 성폭력 피해를 신고하고자 시도한 경우는 단 한 건이었다.
케네스 로스 HRW 사무총장은 "북한에서 성폭력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아무도 대응하지 않으며, 널리 용인되는 비밀"이라면서 "북한 여성들도 어떤 식으로든 사법적으로 대응할 방법이 있다면 '미투'라고 말하겠지만 김정은 독재정권 하에서는 그들의 목소리가 침묵 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정은 위원장을 비롯한 북한의 지도자들은 이 문제를 인정하고, 여성들을 보호하며, 성폭력 생존자들에게 구제책을 제공할 수 있도록 시급히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shin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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