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기술전쟁에 낀 대만 UMC "中 푸젠진화와 기술협력 중단"
美 푸젠진화 제재 이틀만에 손들어…"모든 정부의 규제 따르겠다"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대만의 반도체업체 UMC(聯華)가 미국의 제재를 받은 중국 반도체기업 푸젠진화(福建晉華·JHICC)와의 기술협력을 일시 중단하겠다고 31일 발표했다.
미국 정부가 미국 기업들과 푸젠진화의 거래를 사실상 금지한 지 이틀 만에 나온 조치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UMC는 이날 성명을 내고 "UMC는 모든 정부의 규제를 따를 것"이라며 "관계 당국이 (거래) 재개를 허가할 때까지 푸젠진화와 진행 중인 연구개발(R&D)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또 "푸젠진화는 기술개발 절차에 따라 UMC에 R&D 비용과 함께 D램 관련 장비를 공급할 것"이라며 "개발된 기술은 양사가 공동으로 소유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UMC는 대만 TSMC, 미국 글로벌파운드리에 이은 세계 3위의 반도체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로 2016년부터 푸젠진화와 함께 32나노(나노미터·1㎚=10억분의 1m)급 D램 기술협력을 진행해왔다.
UMC의 한 관계자는 "미국이 제재를 내렸고, (따라서) 우리는 미국 정부의 규제를 따를 것"이라고 로이터에 말했다.
이 관계자는 UMC는 푸젠진화에 어떠한 제품도 수출하지 않는다며, UMC는 푸젠진화의 '공급사'가 아니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푸젠진화는 중국의 첨단 분야 육성 정책인 '중국 제조 2025'의 핵심 기업 중의 한 곳으로, 내년부터 반도체를 본격적으로 양산하기 위해 56억5천만 달러를 투입해 생산라인을 구축하는 중이다.
UMC는 사실상 푸젠진화를 대리해 마이크론과 지적재산권 분쟁을 벌이는 기업으로 여겨져왔다. 마이크론이 지난해 12월 UMC와 푸젠진화가 D램 반도체 특허와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며 미국 캘리포니아주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자 UMC는 올 1월 중국에서 획득한 지재권을 마이크론이 침해했다며 생산 판매 중단과 2억7천만 위안 배상을 요구하는 맞소송을 푸저우(福州) 중급인민법원에 제기했었다.
당시 마이크론은 자사의 직원 2명이 기술자료를 빼돌려 UMC 경영진에게 넘겨줬고 UMC는 다시 푸젠진화에 이 기술을 전수했다고 주장했다.
대만의 반도체 인력들은 중국이 반도체 산업을 발전시키고 외부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전력투구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앞서 미 상무부는 지난 29일 푸젠진화를 소프트웨어와 기술 부품 등의 수출제한 리스트에 올렸다. 이에 따라 미 기업들은 푸젠진화에 수출하려면 미 정부의 특별승인을 얻어야 한다.
미국의 이 같은 조치는 중국을 상대로 한 무역전쟁의 전선이 반도체로까지 확대한 것으로,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noma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