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동불편 노인들 바로 대피"…요양원 신속대처 대형 화재 막아
(담양=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이 거주 중인 요양원에서 불이 났으나 요양보호사 등의 신속한 대응으로 큰 피해를 막았다.
30일 전남 담양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29분께 담양군 고서면 수지원 세탁실에서 불이 났다.
거실에서 노인들과 함께 있던 요양보호사 정현숙(55·여) 씨는 화재감지기가 울리자 재빨리 타는 냄새가 나는 곳을 찾았고 세탁실 탈수기에서 검은 연기가 나는 것을 발견했다.
정씨는 119 종합상황실에 전화를 걸어 화재 신고를 했고 건물 밖으로 연기가 빠져나가도록 창문을 열었다.
이후 다시 거실로 뛰어와 직원들과 함께 노인들을 대피시켰다.
2층 규모의 요양원에 거주하는 노인 23명은 대부분 70대 이상이고 휠체어를 탄 사람도 있었지만 아직 퇴근하지 않은 야간 당직 근무자 2명을 포함해 총 6명의 직원이 5분여 만에 노인들을 모두 밖으로 대피하게 했다.
세탁실에 간이 스프링클러가 작동돼 불길이 번지지는 않았지만 이내 매캐한 연기가 세탁실과 주방 등을 뒤덮었다.
이후 자녀를 등교시키다가 요양원 측의 전화를 받고 부리나케 돌아온 황태현(51) 원장은 현장에 도착한 소방관과 함께 세탁실로 향했고 불꽃이 일고 있던 탈수기를 향해 소화기를 뿌려 진화했다.
소방대원들이 1층에 있던 방 7곳과 2층을 모두 수색했으나 다행히 빠져나오지 못한 사람은 없었다.
요양원 직원들은 "화재 대피 훈련이 큰 도움이 됐다. 일부 연기를 마셨지만 거동이 불편하고 폐가 약한 어르신들의 피해가 없어 다행"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박원국 담양소방서장은 "자칫 대형 화재로 번질 수 있었으나 요양원 관계자들이 주기적인 훈련을 통해 신속하게 노인들을 대피시켜 인명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areu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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