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기구, 브라질 대선정국 'SNS 여론조작' 논란에 우려 표명
"왓츠앱 가짜뉴스 유포 전례없는 사건"…좌파진영·사법부·정부인사 만나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미주지역 최대 국제기구인 미주기구(OAS)가 브라질 대선 정국에서 발생한 '소셜네트워크(SNS) 여론조작' 파문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25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OAS는 페이스북의 메신저인 왓츠앱을 통해 가짜뉴스를 대량 유포한 행위는 전례 없는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OAS의 브라질 대선 참관단 단장을 맡은 라우라 친치야 전 코스타리카 대통령은 "이번에 브라질에서 일어난 일은 왓츠앱이라는 SNS가 정치적으로 이용된 사례"라면서 "당국이 정밀하게 접근해 조사해야 하는 데 매우 복잡한 네트워크"라고 말했다.
친치야 전 대통령을 비롯한 참관단은 이날 상파울루 시에서 좌파 노동자당(PT)의 페르난두 아다지 대통령 후보, 브라질공산당(PC do B)의 마누엘라 다빌라 부통령 후보, 노동자당 글레이지 호프만 대표, 세우수 아모링 전 외교장관 등을 만나 'SNS 여론조작' 파문에 관해 의견을 들었다.
이어 호자 웨베르 연방선거법원장, 하케우 도지 연방검찰총장, 하울 중기만 공공안전부 장관 등 브라질 사법부와 정부 고위 인사들도 만날 예정이다.
앞서 브라질 일간 폴랴 지 상파울루는 왓츠앱을 통해 노동자당을 비난하는 메시지를 대량 살포하는 과정에서 일부 기업이 뒷돈을 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는 극우 사회자유당(PSL) 자이르 보우소나루 후보를 지원하고 노동자당 아다지 후보의 승리를 막으려는 의도에 따른 것으로 해석됐다.
보도가 나오자 노동자당은 경제적 권력 남용과 언론매체 불법 사용 등을 들어 보우소나루 후보를 연방선거법원에 고발하고, 여론조작에 개입한 의혹을 사는 업체들에 대해서는 사법당국에 수사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보우소나루 후보 캠프는 "대선 캠페인은 보우소나루 후보를 지지하는 수많은 자원봉사자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며 관련설을 부인하면서 노동자당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 신문은 이어 '크록(Croc) 서비스'라는 업체가 제삼자를 통해 확보한 휴대전화 가입자 명단을 바탕으로 페이스북의 메신저인 왓츠앱을 이용해 메시지를 대량살포해 주겠다며 주요 대선후보 캠프에 거액을 요구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자체적으로 확보한 크록 서비스와 대선후보 캠프 간에 주고받은 이메일과 계약서를 증거로 제시하면서 "이는 명백한 선거법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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