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 들염소 트로피 사냥 사진에 비난 빗발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한 미국인 여성이 스코틀랜드에서 들염소를 사냥한 뒤 그 사체 옆에서 포즈를 취한 사진을 찍어 소셜 미디어에 올렸다가 온라인에서 뭇매를 맞고 있다.
CNN에 따르면 플로리다주 출신의 여성 엽사 라리사 스위틀리크는 이너 헤브리디스 제도에 속한 아일레이섬에서 들염소 사냥을 마친 뒤에 찍은 문제의 사진을 24일 인스타그램에 공개했다.
그녀는 함께 올린 글에서 "아주 재미있는 사냥이었다"고 말하고 "우리는 이틀동안 큰 놈을 열심히 쫓은 끝에 무리를 포착했다. 완벽한 200야드 사격이었다"고 자랑했다
스위틀리크는 현지에서 잡은 야생 양과 사슴의 사진도 함께 올리며 즐거워했지만 많은 사람들의 분노를 샀고 이른바 트로피 사냥을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불거지게 하는 역풍을 초래했다.
트로피 사냥은 재미와 과시를 목적으로 돈을 내고 야생 동물을 사냥한 뒤 그 사체의 일부를 전리품으로 챙기거나 먹는 것을 말한다.
현지 일간지 내셔널은 1면을 보도에 할애할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문제의 사진을 본 스코틀랜드 여성 주디 머레이는 "부끄러운 짓"이라고 비난하면서 정부 당국이 재발 방지를 위해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지역구 의원인 마이클 러셀은 긴급 사안으로 문제를 제기하겠다며 호응했고 니콜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정부 제1장관은 상황을 파악한 뒤 법률 개정이 필요한지를 검토할 것이라고 답했다.
스위틀리크은 4일밤 인스타그램에 수상용 경비행기를 배경으로 한 사진을 올리고 "다음 사냥을 위해 떠나며 2주동안 (소셜 미디어)활동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바라건대 (나의 휴식은) 살해 협박을 보내는 모든 무지한 사람들이 사냥과 보존에 대해 배울 충분한 시간을 부여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참고로 나는 한달 전에 스코틀랜드에 있었다"고 덧붙였다.
트로피 사냥이 국제적인 지탄을 받는 경우는 드물지 않다. 근자의 사례로는 지난 7월 한 미국인 여성이 남아프리카 공화국 여행중에 직접 사냥한 기린 사체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을 페이스북에 게재했다고 국내외에서 호된 비난을 받은 바 있다.
CNN은 많은 미국인 사냥꾼들이 아프리카 원정에서 죽인 동물의 사진을 올렸다가 국제적인 비난을 받고 있으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두 아들 도널드 주니어와 에릭도 덩치가 큰 동물 사냥을 즐기고 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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