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왕세자 "카슈끄지 살해 악랄한 범죄…터키와 협조"
미래투자이니셔티브 행사 패널토의 참석…살해 배후설 완강 부인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리바아 왕세자는 24일(현지시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 사건을 강하게 비판했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이날 리야드에서 열린 국제 경제회의 미래투자이니셔티브에서 약 40분간 진행된 패널토의에 참석해 "카슈끄지 살해 사건은 악랄한 범죄로, 모든 사우디인과 인류에 고통스러운 일"이라며 "절대 정당화될 수 없다"고 말했다.
카슈끄지 살해의 배후라는 세간의 의혹을 전 세계에 생중계된 공개 행사에서 완강히 부인한 셈이다.
카슈끄지가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2일 사망한 뒤 이를 지시했다는 의혹을 집중적으로 받는 무함마드 왕세자가 공개 석상에서 이 사건을 직접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사우디는 진상을 밝히는 모든 법적 절차를 진행 중이고, 범죄를 저지른 배신자들이 법의 심판을 받을 수 있도록 터키 당국과 (수사) 결과를 내기 위해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며 "정의가 승리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패널토의의 사회자는 사전에 약속한 듯 무함마드 왕세자에게 첫 질문으로 주제와는 전혀 관련 없는 카슈끄지 사건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그가 이 행사에 참석하기 직전 로이터 통신은 터키 소식통을 인용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무함마드 왕세자와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절차를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사우디 당국은 사우디 정보요원들이 카슈끄지를 신문하다 우발적으로 벌어진 주먹다짐 과정에서 그가 사망했고, 무함마드 왕세자를 비롯해 사우디 왕실과는 전혀 관련 없다고 발표했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예정된 시간에 정확히 맞춰 웃음을 지으며 당당한 걸음걸이로 입장했다.
참석자들은 카슈끄지 사건과 관련해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린 그를 스마트폰으로 앞다퉈 촬영했고, 그가 입장하는 순간 행사 공식 트위터의 생방송 중계엔 평소보다 10배인 1만여명이 동시 접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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