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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지문이 지목한 범인 '무죄'…13년전 강릉 노파 피살 다시 미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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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지문이 지목한 범인 '무죄'…13년전 강릉 노파 피살 다시 미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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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쪽지문이 지목한 범인 '무죄'…13년전 강릉 노파 피살 다시 미궁
    피해자 가족 "지문이 범인 지목했는데 이제 와 증거불충분이라니"


    (춘천=연합뉴스) 이재현 기자 = '1㎝의 쪽지문'(부분 지문)을 둘러싸고 진범 공방을 벌인 13년 전 강릉 노파 살해사건의 용의자 정모(51)씨에게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무죄가 선고되면서 이 사건은 다시 깊은 미궁으로 빠져들었다.
    이 사건은 발생 이후 유력 용의자 검거와 1, 2심 재판에 이르기까지 반전에 반전을 거듭했다.
    정씨의 무죄로 다시 원점이 된 이 사건의 시작은 1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5년 5월 13일 정오께 강릉시 구정면 덕현리에 사는 장모(여·당시 69세)씨가 손과 발이 묶여 누군가에 의해 피살된 채 발견됐다.
    혼자 사는 장씨가 숨져 있는 것을 가장 먼저 발견해 신고한 사람은 이웃 주민이었다.
    당시 신고 주민은 "현관문과 안방 문이 열린 채 TV 소리가 들리는데도 인기척이 없어 방 안으로 들어가 보니 장씨가 숨져 있었다"고 진술했다.
    숨진 장씨의 얼굴에는 포장용 테이프가 칭칭 감겨 있었고, 손과 발은 전화선 등으로 묶인 상태였다.
    장씨의 안방 장롱 서랍은 모두 열려 있었고, 금반지 등 78만원 상당의 귀금속도 없어졌다.
    부검 결과 장씨의 사망 원인은 기도 폐쇄와 갈비뼈 골절 등 복합적인 것이었다.
    경찰은 범인이 포장용 테이프로 얼굴을 감아 숨을 쉬지 못하게 한 뒤 저항하는 장씨를 무차별 폭행해 숨지게 한 것으로 추정했다.
    금품을 노린 강도살인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인 경찰은 범인을 어렵지 않게 검거할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이 사건은 경찰의 초동 수사 실패로 장기 미제 강력사건으로 남았다.
    이후 세간에 잊힌 이 사건은 지난해 9월 유력 용의자로 정씨가 체포되면서 새 국면을 맞았다.
    정씨를 유력 용의자로 지목한 것은 다름 아닌 포장용 테이프에 남아 있던 '1㎝ 쪽지문'이었다.



    사건 당시에는 융선이 뚜렷하지 않아 용의자를 특정할 수 없었다.
    십수 년이 지나 과학수사 발달에 힘입어 '융선'을 드러낸 1㎝의 쪽지문은 정씨를 범인으로 지목했다.
    경찰은 저항하는 노파의 얼굴을 포장용 테이프로 칭칭 감았는데 잘 떨어지지 않자 끼고 있던 장갑을 벗은 뒤 테이프를 맨손으로 떼는 과정에서 범인이 자신의 지문을 남겼을 것으로 추정했다.
    결국, 경찰은 정씨를 강릉 노파 살해사건의 피고인으로 법정에 세웠다.
    이로써 해결된 것처럼 보였던 이 사건은 1심 재판에서 반전이 일어났다.
    지난해 12월 15일 열린 국민참여재판에서 강도살인 혐의로 기소된 정씨에게 1심 재판부가 무죄를 선고한 것이다.
    배심원 9명 중 8명도 정씨가 무죄라고 판단했다. 구속됐던 정씨는 곧바로 석방됐다.
    1심 재판부는 "지문감정 결과에 의하면 정씨가 이 사건 공소사실과 같은 범행을 한 것이 아닌가 하는 강한 의심이 든다"면서 "그러나 범행과는 무관하게 남겨졌을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며 정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범죄 증명이 충분히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는 게 1심 재판부의 판단이었다.
    검찰은 공소심의위원회를 열어 심의 끝에 정씨 사건을 지난 1월 항소했다.
    그러나 반전은 없었다.
    항소심 재판부는 24일 "범행 현장에서 발견된 피고인의 쪽지문만으로는 유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된다"며 "원심의 판단은 적법하고, 사실오인을 주장한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무죄를 선고받은 정씨는 "나는 죄가 없다"고 말한 뒤 황급히 법정을 나섰다.
    하지만 피해자의 가족들은 한동안 법정을 떠나지 못한 채 부모의 한을 풀지 못한 억울함에 눈시울만 붉혔다.
    피해자의 큰아들 부부는 "비명에 가신 어머니의 한을 풀지 못해 너무 억울하다"며 "지문이 범인을 지목했는데 이제 와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하니 기가 막힌다. 끝까지 가야지 어쩔 수 없다"고 토로했다.

    jl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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