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평화 담보 위해 DMZ에 유엔평화대 설치하자"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요즘 종전선언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정치적 선언은 하루아침에 바뀔 수 있다는 것은 이미 체험으로 알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평화를 담보할 수 있는 성과를 내야 합니다."
통일연구원장을 지낸 손기웅 한국DMZ학회 회장은 24일 한국DMZ학회 주최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추계학술대회에서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에 비무장지대(DMZ)에 유엔(UN)평화대학교를 설치할 것을 제안하며 이같이 말했다.
손 회장은 "남북한뿐만 아니라 국제사회가 함께 평화대 설립을 약속한다면 북한이 합의를 깨더라도 한반도의 평화를 담보할 수 있다"며 "평화협정 체결 후 유엔사령부가 해체되더라도 평화대가 더 값진 평화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엔평화대에 학사는 물론 석·박사과정을 개설하고, 다국어로 수업을 들을 수 있으며 학생 전원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는 식으로 학생들을 유인해야 한다고 손 회장은 설명했다. 재원으로는 유엔 기금이나 다른 기관의 기부금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게 손 회장의 구상이다.
손 회장은 평화대에 유엔 가입국에서 학생을 1명씩만 보낸다고 치면 한 해에 193명이 합숙하면서 활동하고 졸업 후 다시 전 세계로 흩어져 평화 기조를 확산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러한 구상을 현실화하려면 통일부, 외교부, 국토교통부, 환경부 등 부처는 물론이거니와 국가정보원까지 참여해야 하므로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나서서 진두지휘해야 한다는 게 손 회장의 분석이다.
손 회장은 과거 정권에서 시행된 DMZ 관련 사업을 분석해보니 실패한 원인이 북한이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인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설득해 평화대를 설치하는 게 북한에도 여러모로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 회장은 "전쟁이 날 수 있는 DMZ에 평화대를 설치하자는 데 유엔도 충분히 동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193개 유엔 전 회원국이 참가하고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를 기반으로 하는 평화대가 설립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run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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