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 언론자유 상징조형물 세운다(종합2보)
자유언론실천선언 44주년 기념식
문 대통령 "정당한 언론활동 탄압한 부당한 국가권력에 유감"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이도연 기자 = 서울 광화문에 언론자유를 상징하는 조형물이 선다.
한국기자협회,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PD연합회는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잔디마당에 언론자유·자유언론과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조형물을 세우기 위한 건립추진위원회를 발족했다고 24일 밝혔다.
아울러 이들 단체는 조형물 건립을 위한 협약식을 서울신문,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와 체결했다.
이들 단체는 "1975년 박정희 정권은 긴급조치 9호를 공표해 집회·시위 등 정권에 비판적인 일체의 행위를 금지하고 1980년 전두환 정권도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진실을 은폐하기 위해 언론인들을 대량 해직시켰다"고며 "시민들은 이에 대항해 1984년에는 'KBS 수신료납부거부 운동'을 벌였고 언론인들은 1988년 전국언론노동조합연맹을 결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명박·박근혜 정권은 언론을 정권과 자본의 나팔수로 전락시켰고 언론인은 '기레기'라는 오명까지 들었다"며 "2016년 겨울 촛불의 힘이 민주주의와 언론자유를 살려냈다. 이 언론자유와 민주주의를 가슴 깊이 새기기 위한 조형물을 시민들과 함께 세우고자 한다"고 건립 취지를 밝혔다.
조형물은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동아투위) 결성 44주년인 내년 3월 17일 건립을 목표로 하며 재원은 바자회와 유명인사 기증품 경매, 시민 펀딩, 언론노조와 언론 현업단체·언론시민단체 분담금을 통해 조성한다.
평화의 소녀상을 제작한 김운성, 김서경 작가가 만든다.
한편 이날 오후 6시 30분에는 프레스센터 19층에서 자유언론실천선언 44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기념식에서는 제24회 통일언론상 시상식과 제30회 안종필 자유언론상 시상식이 진행됐다.
언론노조와 한국기자협회, 한국PD연합회가 공동으로 시상하는 통일 언론상은 대상에 'SBS 스페셜-84년생 김정은과 장마당 세대'의 오기현, 이윤민 PD가 선정됐으며 특별상은 내일신문 '한반도 평화체제 관련 20회 연속 기획'의 김기수, 김상범, 정재철 기자와 KBS 특집다큐멘터리 '우리가 태어난 곳' 구상모 PD가 공동 수상했다.
동아투위가 수여하는 안종필 자유언론상 대상은 MBC 'PD수첩'의 조계종 2부작 '큰 스님에게 묻습니다' 강지웅 부장, 박건식, 한학수, 강효임 PD, 정재홍 작가에게 돌아갔다. 특별상에는 심사위원단 만장일치로 10년간 이은 언론노조 YTN 지부의 투쟁을 마무리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박진수 전 지부장이 선정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기념식에서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대독한 축사를 통해 "10·24 자유언론실천선언은 엄혹했던 1974년의 어둠에 빛을 밝혔다"며 "오늘 그 정신을 언론인 여러분과 되새기게 되어 참으로 뜻깊다"고 말했다.
특별히 해직 언론인의 삶을 상기한 문 대통령은 "해직 언론인들은 펜과 마이크는 뺏겼지만, 언론인의 정신을 잃지 않고 끈질기게 불의에 맞섰다"면서 "그분들이 있어 한국 언론이 다시 일어서고 자존심을 지켰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일상이 무너지고 자유 언론을 실천하기 위한 희생이 정당하게 평가받지 못하는 등 해직 언론인의 삶은 고단했다"면서 "국민을 대표해 긴 세월 고통을 감내해 온 해직 언론인과 가족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작고한 분들과 가족의 아픔에 고개를 숙인다"며 "정당한 언론 활동을 탄압한 국가권력의 부담함에 유감을 표한다"고 언급했다.
현직 대통령이 동아투위 등 언론인 해직 사태에 유감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청와대는 전했다.
문 대통령은 "언론인들의 용기와 결단이 국민들의 민주열망에 불을 지폈다"며 "자유언론실천선언의 정신으로 분투해온 모든 언론인께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대통령이자 촛불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자유언론을 지키려는 모든 실천을 지지하고 응원한다"고 덧붙였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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