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후폭풍에 中지도부 연일 '민영기업' 지원 강조
리커창 주재 국무원 회의…민영기업 채권·융자 지원 채널 구축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미중 무역전쟁 격화로 중국의 민영기업이 어려움에 부닥치자 중국 지도부가 연일 적극적인 지원을 강조하고 나섰다.
23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에 따르면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전날 베이징(北京)에서 국무원 상무회의를 주재하고 민간기업의 채권·융자 지원 전담 채널 구축해 경영난 타개를 지원하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최근 미중 무역 갈등 후폭풍으로 중국 민영기업에 대출 상환 압박이 몰려 도산이 속출하는 상황을 감안, 민영기업의 채권·융자 지원 채널을 만들어 융자 문제를 해결하기로 했다.
경영 최적화 정책을 우선으로 추진해 민영기업 발전을 막는 장애물을 해소하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
아울러 이날 회의는 민영기업이 중국 특색 사회주의 중요한 건설자이자 경제 및 사회 발전에 중요한 요소임을 확인하고 민영기업에 도움이 되는 정책을 더 많이 내놓아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앞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도 지난 20일 민영 기업인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모든 민영 기업인들은 발전 신념을 지니고 기업을 더 잘 발전시켜야 한다"며 민영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를 표명했다.
시 주석은 "민영 경제를 부정하거나 약화하려는 행동은 잘못된 것"이라면서 "당 중앙은 민영기업의 발전을 확고히 지지하며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을 것"이라고도 했다.
이처럼 중국 최고 지도부가 연일 민영기업 지원을 강조하고 나서는 것은 미중 무역전쟁과 증시 폭락으로 자금난을 겪는 중국 기업들이 늘면서 중국 경제에 큰 부담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월 말 기준 중국 비금융 상장기업이 보유한 현금과 현금성 자산으로는 내년에 만기가 되는 단기부채의 81%만 갚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중국 국내 채권 채무불이행(디폴트) 규모는 400억위안(약 6조5천억원)을 넘어 사상 유례없는 수준에 달했다.
석탄 광산업체 융타이능위안(永泰能源윈타임에너지)은 만기도래 회사채를 차환하지 못했고 결국 올해 최대 규모의 부도를 냈다. 중국 최대 민영 에너지기업인 화신에너지(CEFC)그룹의 자회사 상하이화신국제와 단둥항집단도 원리금을 제때 상환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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