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드CC 민영화 차질…민간 주주사 반대로 이사회 무산
부산시 제값 받고 매각하기 위해 법원에 주총 개최 신청 검토
(부산=연합뉴스) 김상현 기자 = 아시아드CC 민영화를 추진하던 부산시 계획이 기존 민간 주주들의 반대로 차질을 빚고 있다.
부산시는 22일 아시아드CC 이사진 선임을 위한 주주총회를 열기 위해 이사회를 소집했으나 민간 주주사에서 선임한 이사들이 출석하지 않아 이사회를 열지 못했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민선 7기 부산시정을 출범하면서 아시아드CC를 공개경쟁 입찰로 매각해 이익금을 시민에게 돌려주기로 했다.
이를 위해 기존 구영소 아시아드CC 대표이사와 상임이사의 후임을 선임하고 부산시에서 추천한 사외이사 4명을 새로 선임하기 위한 주주총회를 열기로 했다.
주주총회를 열어 이사진 구성을 바꿔야만 부산시의 계획대로 주주협약 변경 등 아시아드CC를 매각하기 위한 절차를 밟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이사회가 민간 주주사에서 선임한 이사 6명의 불참으로 무산되면서 향후 주주총회 개최마저 불투명해졌다.
아시아드CC 이사회는 대표이사와 상임이사, 부산시에서 선임한 사외이사 4명, 민간 주주사에서 선임한 이사 6명 등 모두 12명으로 구성된다.
문제는 부산시에서 선임한 사외이사 4명이 지난 2009년 개정된 상법에 따라 사외이사 자격이 없다는 점이다.
부산시는 문화체육관광국장 등 아시아드CC 관련 실·국장 4명을 당연직 사외이사로 선임해왔으나 개정 상법에는 최대주주가 법인일 경우 법인 소속 피고용인은 사외이사를 겸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부산시는 시 몫의 사외이사, 이미 사의를 표한 대표이사와 임기가 끝난 상임이사를 제외할 경우 과반수 출석 과반수 찬성으로 운영되는 이사회를 열 수 없어 향후 공개경쟁 입찰 등 아시아드CC 매각 절차를 밟기 어렵게 됐다.
민간 주주사들이 주주총회 개최에 반대하는 이유는 부산시가 아시아드CC 지분을 매각할 경우 기존 주주에게 우선 매각하도록 한 주주협약을 개정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부산시 관계자는 "주주협약대로라면 아시아드CC의 부산시 지분은 장부가격대로 판매할 수밖에 없어 시민 재산을 헐값에 매각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주주협약을 개정해 아시아드CC의 부산시 지분을 제값 받고 매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민간 주주사들의 반대로 이사회를 열지 못할 경우 법원에 긴급 주주총회 개최를 신청해 이사회 의결 없이 주주총회를 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골프경기장으로 건설한 아시아드CC는 부산시가 48%의 지분으로 최대주주 지위를 갖고 있으며 코오롱글로벌, 삼미, 태웅 등 민간 주주사들이 나머지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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