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외무차관 "한반도 비핵화 협상, 단계적·동시적이어야"
北 조치에 대한 美 화답 행보 촉구…"다자협상틀로 이어져야"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한반도 비핵화 협상은 단계적이어야 하고 협상 쌍방의 동시 행동을 수반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러시아 외무차관이 20일(현지시간) 거듭 주장했다.
이고리 모르굴로프 러시아 외무부 아태지역 담당 차관은 이날 게재된 타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한반도 문제 해결 과정이 단계적이어야 하고, 이 과정 직접 참여국과 이해 당사국들의 동시적 행보가 수반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느 일방에 의해서만 취해지는 행동이나 조치와 같은 불균형은 성과를 내지 못할 것"이라며 "모든 것은 상호주의와 병행·동시적, 단계적 행보에 기반을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일부 핵시설 폐기와 핵·미사일 시험 중단 등의 선제 조치를 취한 만큼 미국과 그 동맹국들도 이에 화답하는 대북 제재 완화 등의 상응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북한, 중국, 러시아 등의 기존 주장을 반복하는 발언이었다.
라브로프는 "우리는 그러한 접근법을 지지한다"면서 "그러한 접근법은 모스크바 북중러 3자 외무차관급 회담 공동성명에도 잘 반영돼 있으며 이는 함께 조율된 문서이자 세 나라에 의해 승인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러시아를 방문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과 쿵쉬안유(孔鉉佑) 중국 외교부 부부장, 모르굴로프 차관 등이 지난 8일 모스크바에서 3자 회담을 열고 한반도 비핵화 협상과 관련한 3국의 입장을 조율한 바 있다.
3국 대표는 회담 뒤 공동언론성명을 통해 "상호 신뢰 구축을 우선적 목표로 하는 해당 과정(한반도 비핵화 협상 과정)은 단계적이고 동시적 성격을 띠어야 하며 당사국들의 화답 행보가 수반되어야 한다는 점에 공감이 이루어졌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모르굴로프는 인터뷰에서 한반도 비핵화 협상의 마지막 단계에 논의될 것으로 예상되는 동북아 지역 평화·안보 체제 구축 논의와 관련, 기존 북핵 6자회담 틀에 동북아 국가인 몽골이 가세하는 7자회담 형식을 제안했다.
그는 "(협상의) 일정 단계에서 몽골이 논의에 가세할 수 있을 것이며 그러면 협상은 7자 형식이 될 것"이라면서 "우리는 어떤 대안 논의에도 열려 있다"고 밝혔다.
그는 "중요한 것은 논의가 (동북아) 역내에 실질적인 이해를 갖고 있고 안정과 평화 유지에 관심이 있는 모든 핵심 국가들이 참여하는 다자 형식이 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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