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얀부항 원유 수출량 일일 300만 배럴 확대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는 17일(현지시간) 사우디 동부 홍해 변 원유 수출항구인 얀부 남부 터미널의 수출량을 일일 300만배럴 늘렸다고 밝혔다.
아람코는 "국제 원유 시장의 원유 공급이 부족해져 중동 원유 수출국에 원유를 증산하라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며 "증설된 얀부 남부 터미널은 경질유(사우디 아람코 아랍라이트·AL)와 초경질유(아람코 아랍 슈퍼라이트·ASL)를 유전에서 받아, 저장하고 유조선에 선적할 수 있는 시설이 들어섰다"고 설명했다.
아람코는 얀부 남부 터미널의 처리능력이 늘어나 이달 12일 처음으로 이곳에서 초대형 유조선(VLCC)이 원유를 선적했다고 덧붙였다.
유조선 추적 사이트 탱커트래커스는 얀부 남부 터미널에서 VLCC가 원유를 실은 것은 27년 만에 처음이라고 집계했다.
아람코는 이번 증설로 사우디 동부의 유전에서 생산되는 원유를 송유관으로 직접 받아 더 효과적으로 수출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얀부 터미널의 시설 확대는 수년간 이뤄졌으나 공교롭게 미국의 원유 증산 압박과 다음달 초 대이란 제재 복원에 맞춰 완공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다음달 5일 재개하는 이란산 원유 수출 제재로 국제 유가가 오르면 제재의 효력이 반감할 수 있다고 보고 우방 사우디 등 걸프 지역 산유국이 주축인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이란의 공백을 메울 만큼 증산하라고 압박했다.
OPEC은 이에 부정적이었으나 사우디가 최근 증산 쪽으로 무게를 옮기고 있다.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 석유장관은 15일 "공급 부족을 우려해 다음 달부터 원유를 증산하겠다"며 "증산 여력이 하루 평균 130만 배럴이다"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언론인 살해 의혹으로 곤경에 처한 사우디가 돌파구를 찾으려고 미국의 증산 요구를 수용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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