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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운행중단? 돈 주고도 못 잡아"…기사 열악한 처우 지적도
승차거부 등 일부 택시 행태 비판…"카카오가 택시업계 설득해야" 반응도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강애란 기자 = 카카오의 카풀(car pool) 사업 진출에 반대하며 택시업계가 18일 택시 운행 중단에 나섰지만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승차 거부나 불친절 같은 일부 택시 기사의 평소 운행 태도 등을 문제 삼는가 하면 택시가 포화 상태에 이르러 교통 혼잡만 일으킨다는 부정적인 견해가 많다.
택시 운행 중단 소식을 접한 직장인 김 모(32) 씨는 "집이 강북구 번동인데 밤늦게 회식이 끝나고 택시를 잡을 때마다 전쟁"이라며 "외진 동네에서는 다른 손님을 태우고 나오지를 못하니 교대 시간이란 핑계를 대고 승차를 거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승객들이 겪는 불편은 생각하지도 않고, 돈 안 되는 승객은 태우지 않으면서 카풀 서비스 도입을 무작정 반대하는 택시 기사들은 이기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서울 청담역 인근으로 출퇴근한다는 직장인 박 모 씨도 "업무 때문에 낮에 회사 주변 가까운 은행이나 우체국에 다녀올 일이 많은데 거리가 가깝다 보니 택시 잡기가 힘들다"며 "카풀이 어떤 서비스인지 잘 모르겠지만, 택시 이외에 다른 교통수단이 생기면 경쟁이 돼서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에 거주하는 김보영(26) 씨는 "직장이 지하철역에서 멀어 1주일에 4번은 택시를 타는데 단거리다 보니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불러도 5분씩 응답이 없다"면서 "외국에서도 카풀 앱을 많이 이용한다는데 운전자 검증이나 평가가 엄격하다고 들었다. 국내에 도입된다면 이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공간의 반응은 더욱 격했다. 택시업계는 이번 운행 중단을 파업으로 규정짓지 않았지만, 누리꾼들은 이참에 파업하더라도 상관없다며 업계의 자정과 개선을 촉구했다.
네이버 아이디 'uyje****'는 운행 중단 관련 기사에 '하루만 중단하지 말고 1년 중단해라. 시내 거리 시원하게 한번 달려보자'라고 댓글을 남겼다.
또 다른 네이버 사용자 'jinh****'는 '돈 되는 시민만 태우고 근거리는 무시하는 택시가 서민을 언제부터 그리 중시했다고 서민 택시라고 하는 건지?'라고 지적했다.
다음 아이디 '노동의기쁨'은 '포크레인 만들었다고 삽 공장, 철물점에서 시위하지 않았다. 새로운 기술, 기계가 생겨 도태되는 것까지 걱정하고 막아줘야 하나'라는 의견을 남겼다.
한편으로는 거대 정보기술(IT) 기업의 카풀 서비스로 기존 택시업계가 고사할 수 있고, 카풀이 도입되더라도 택시를 대체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직장인 오 모(25) 씨는 "택시가 평소 주거 지역까지 가려는 손님을 기피하지 않았다면 카풀 요구가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면서도 "상생을 위해 카카오에서도 택시업계를 설득하는 방식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영등포구에 거주하는 김창현(33) 씨는 "카풀 서비스가 나오더라도 이용할 것 같지 않다"며 "택시는 공식적으로 영업하지만, (카풀 서비스를 통해) 다른 사람 차에 타는 것은 불편할 것 같다"고 말했다.

택시기사들의 열악한 처우 역시 운행 중단으로 이어진 이번 사태의 한 원인이라는 견해도 있다.
2000년대 초반 택시 운전대를 잡은 경험이 있는 직장인 박 모 씨(41)는 "최근 하루 사납금이 16만 원까지 올랐다고 들었다. 법인택시 기사들은 사납금 때문에 결국 회사만 먹여 살리는 꼴"이라며 "평균 150만 원 정도 벌 텐데 이 정도면 다른 아르바이트보다 못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민들은 택시가 안 잡히니까 힘든 거고, 택시 기사들은 돈벌이가 안 되서 힘든 것"이라며 현재 상황을 안타깝게 바라봤다.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로 꾸려진 '불법 카풀 관련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택시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열었다.
결의대회에 참석하고자 전국에서 택시기사들이 운행을 멈추고 광화문으로 집결하는 가운데 주최 측은 집회에 최소 3만∼최대 5만 명의 택시업계 종사자들이 전국에서 모일 것으로 예상했다.



soho@yna.co.kr, aer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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