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빙빙 탈세' 연루 영화 대폭격, 결국 상영 취소
1천140억 투입된 대작…멜 깁슨·브루스 윌리스 등 톱스타 출연
송승헌 출연으로 주목받았으나, 이중계약 연루되며 '물거품'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탈세 문제로 논란에 휩싸였던 중국 톱스타 판빙빙(范氷氷)이 출연한 블록버스터 영화 '대폭격'(大爆炸)의 개봉이 무산됐다고 홍콩 명보가 18일 보도했다.
명보에 따르면 오는 26일 개봉 예정이던 영화 대폭격의 상영이 전날 전격적으로 취소됐다.
영화 제작사 측도 이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화를 제작한 샤오펑(蕭鋒) 감독은 전날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아무리 많은 사실도 도움이 되지 않고, 아무리 결백해도 먹칠을 피할 수 없으며, 아무리 많이 노력해도 단호히 끊기 힘들다"며 "하지만 이제 내려놓을 때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관객에게 사과의 뜻을 나타내면서 "인과응보는 결국 제 자리를 찾을 것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대폭격'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중국을 침략한 일본군이 5년여에 걸쳐 충칭(重慶) 지역에 무차별적인 폭격을 가해 수많은 중국인이숨졌던 '충칭 대폭격'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다.
멜 깁슨, 브루스 윌리스 등 할리우드 스타들과 중국, 홍콩, 대만 등 중화권 톱스타들이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특히 한류 스타 송승헌도 출연했다. 판빙빙은 이 영화에 특별 출연했다.
영화 제작비는 7억위안(약 1천140억원)에 달한다.
2차대전 승전 70주년을 기념해 2011년부터 기획된 이 영화는 2015년 촬영에 들어갔으나, 중간에 투자자가 불법 투자유치 문제로 도주하는 등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후 샤오펑 감독이 자체적으로 자금을 조달해 영화의 후반부를 촬영했다.
영화는 원래 지난 8월에 개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판빙빙의 세무조사에 따른 실종설 등으로 상영이 연기돼 이달 26일 개봉할 예정이었으나 결국 빛을 보지 못하게 됐다.
대폭격의 상영은 중국에서 한류 붐을 다시 일으킬 계기가 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개봉 취소는 아쉬움을 낳고 있다.
대폭격이 예정대로 오는 26일 전 세계에서 동시 개봉하면 송승헌은 사드 보복으로 인한 한한령(限韓令) 이후 3년여 만에 중국 개봉 영화에 출연하는 한국 배우가 될 전망이어서 그 흥행 여부가 주목을 받아왔다.
한때 이 영화의 총제작을 맡기도 했던 중국중앙(CC)TV 토크쇼 진행자 추이융위안(崔永元)은 지난 6월 웨이보에 판빙빙이 대폭격 계약 등에서 '음양(陰陽)계약'(이중계약)를 통해 탈세했다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켰다.
음양계약은 실제 받은 돈보다 적은 금액을 적은 계약서를 만들어 세무당국에 신고해 세금을 탈루하는 관행을 말한다.
추이융위안의 의혹 제기 후 판빙빙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가 이뤄졌다.
이후 판빙빙이 공개석상에서 사라져 '실종설'까지 제기됐으나, 지난 3일 중국 세무당국이 판빙빙에게 8억8천394만위안(약 1천440억원)의 벌금과 세금을 내라고 명령하면서 탈세 사건의 전모가 드러났다.
당시 판빙빙은 사과문에서 "영화 대폭격과 다른 계약에서 이중계약을 하고 탈세한 것에 대해 죄송하다"며 "내 행동을 매우 반성하며 모두에게 죄송하며 전력을 다해 세금과 벌금을 내겠다"고 밝혔다.
추이융위안은 대폭격 개봉 취소 소식에 대해 웨이보에서 "검은돈을 벌어 탈세하려다가 조사를 받은 것은 인과응보이며, 인민이 피땀 흘려 번 돈을 마구 써서 찍은 영화의 개봉이 취소된 것도 인과응보"라며 "인과응보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에도 상하이 경제 담당 경찰 간부의 아들이 판빙빙 이중계약서 작성에 연루됐으며, 영화제작에 써야 할 거액의 돈이 횡령당했다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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