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긴장' 美·中, 싱가포르서 국방장관 회담…합의는 불발(종합)
예정시간 넘겨 90분간 대화…"남중국해 문제에 초점 모아져"
美관리 "양측, 고위급 접촉이 도움될 것이라는 점을 인정"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무역에 이어 군사 분야에서도 긴장 관계를 키워온 미국과 중국이 아세안 확대 국방 장관회의(ADMM-Plus)를 계기로 국방장관 회담을 열었으나 합의를 도출하지는 못했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18일 아세안 국방장관 회담이 열리는 싱가포르에서 웨이펑허(魏鳳和) 중국 국방부장과 만나 최근 남중국해 군사 대치 등으로 고조된 양측간의 긴장 해소 방안 등을 논의했다.
두 장관은 회담을 시작하기에 앞서 악수하는 장면을 언론에 공개했지만 회담과 관련해 어떤 언급도 하지 않았다.
AP통신은 양측이 예정된 시간을 넘긴 90분가량 넘겨 심도 있는 논의를 했지만, 새로운 합의를 끌어내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다만, 미 관리들은 최근 남중국해 군함 대치 등으로 고조됐던 양국간 군사적 긴장 상황이 이번 회담을 계기로 안정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랜달 슈라이버 미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안보담당 차관보는 "다양한 이슈에 대해 솔직한 대화가 있었지만 결국 남중국해에 초점이 모아졌다"며 "미국은 중국군의 행동을 무책임한 것으로 치부하는 반면 중국은 미군의 남중국해 작전이 부적절하다고 불만을 드러낸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양측은 만남 그 자체가 중요하며 고위급 접촉이 도움될 것이라는 점을 인정했다"며 "그런 측면에서 이번 회담이 생산적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미국과 중국은 최근 무역 분쟁에 이어 국방 분야에서도 갈등을 키워왔다.
특히 남중국해 등에서는 양국 군대가 충돌 직전의 아슬아슬한 대치 상황을 연출했다.
지난달 말에는 '항행의 자유' 작전을 위해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南沙>군도)의 게이븐 암초(중국명 난쉰자오<南薰礁>) 인근을 항해하던 미 해군 구축함에 중국 함정이 40m 거리까지 접근하는 상황이 빚어졌다.
당시 중국 정부는 미국이 남중국해 해역에 무단으로 진입해 주권을 침해했다며 강력하게 반발했고, 미국은 국제법이 허용하는 곳이면 어디서나 계속 비행·항해하고 작전할 것이라고 맞섰다.
또 그에 앞서 미군의 B-52 전략폭격기 2대가 남중국해 상공에서 훈련하면서 중국을 자극한 바 있다.
그뿐만 아니라 미국은 자국의 제재 대상인 러시아로부터 무기를 구매한 중국 군부에 대한 제재를 단행했고, 이어 F-16 전투기 등 군용기 예비 부품을 대만에 판매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이런 갈등 속에 중국은 해군 사령관의 방미 계획을 취소하고 베이징에서 열릴 예정이던 양국 합동참모부 대화를 연기했다.
한편 이번 회담은 합동참모부 대화를 연기했던 중국 측의 요청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매티스 장관을 수행한 슈라이버 차관보는 "중국과 군사적 관계를 덜 불안정하게 하는 것이 파괴적인 충돌 가능성을 줄이는 데 있어 중요하다"며 "중국도 이런 정서를 공유하고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언급했다.
그는 무역 분쟁에 이은 군사적 긴장 고조 속에 최근 베이징에서 열릴 예정이던 양국 고위급 안보 대화를 전격 취소한 중국이 싱가포르에서 대화를 요청했다"며 "이는 중국이 정상적이고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하고자 하는 증거"라고 언급했다.
슈라이버 차관보는 또 "안정적 관계라는 측면에서 우리가 원하는 것은 고위급 간의 정기적인 교류를 통해 서로의 의도를 잘 이해하는 동시에 우발적인 사건을 방지하는데 도움이 되는 신뢰관계를 구축하고, 사건이 벌어질 경우 더 악화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능력"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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