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美의 '채무 함정' 비판에 "이간질하지 말라" 경고
"미국, 사실 무시한채 거듭 거짓말…개도국 위한 행동 해야"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미국이 중국의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에 대한 대규모 원조에 '채무 함정'의 위험성을 경고하자 중국이 이간질하지 말라며 강력히 경고하고 나섰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7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의 '채무 외교'와 관련한 미국의 연이은 비판에 대해 "사실과 통계에도 나와 있는데 미국 지도자들이 자신의 정치적 필요 때문에 거듭 거짓말을 하고 책임없는 발언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루 대변인은 "우리는 그동안 경험을 통해 개도국들과 호혜 협력을 하고 어떠한 정치적 조건도 달지 않은 채 돈을 제공해줬다"면서 "이런 협력은 개도국의 경제 및 사회 발전과 민생 개선을 촉진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부 선진국들은 개도국에 도움을 주지도 않으면서 중국의 도움을 저해해서는 안 된다"면서 "이는 솔직히 말하면 비도덕적인 행위다"고 비판했다.
루캉 대변인은 "미국은 사실을 무시한 채 채무 문제를 끊임없이 꺼내고 있다"면서 "미국과 유관 매체들이 지적하는 채무 문제와 관련해 중국 프로젝트의 채무 비율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리랑카의 경우 부채 총액의 10% 정도만 중국이 차지하고 있으며 필리핀이 중국에 빌린 돈은 전체 대출 총액의 1%를 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루 대변인은 "미국이 이처럼 중국에 모자를 씌우는 행위는 인심을 얻지 못한다"면서 "미국은 중국과 개도국의 협력을 정확히 보고 개도국을 위한 행동을 해야지 옆에서 이간질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최근 주중 미국대사관은 하버드대 보고서를 인용해 중국의 '채무 함정 외교'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하버드대 샘 파커 교수와 가브리엘 체피츠 교수가 작성한 이 보고서는 과거 10년간 중국이 상환 불가능한 국가에 수천억 달러의 차관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영향력을 행사해왔다고 지적했다.
그 사례로 스리랑카 정부는 남부 함반토타 항을 중국으로부터 돈을 빌려 조성했지만 빚을 갚지 못하자 작년에 항구 운영권을 99년간 중국에 넘겨 주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또 아프리카 동부의 지부티는 지난해 대외채무가 국내총생산(GDP)의 100%에 이르면서 중국에 해군기지 건설을 승인했다.
이 보고서는 '채무함정식 외교'의 피해자들은 지부티, 케냐, 필리핀,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파키스탄, 라오스, 스리랑카, 파푸아뉴기니, 팔라우공화국 등에 이르며 말레이시아는 최근 마하티르 모하맛 총리가 중국자본이 투입된 3건의 프로젝트를 취소했다고 밝혔다.
president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