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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보는 노인층 요통·다리통증 '뚝'…'쇼핑재활'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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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보는 노인층 요통·다리통증 '뚝'…'쇼핑재활' 효과
일본 지방도시 실험서 효과 검증, 덴도시 첫 본격 도입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허리와 다리 통증을 호소하는 고령자의 비중을 3개월만에 절반으로 줄인다?'
일본의 한 지방 도시가 다른 도시의 실증실험 결과를 토대로 '쇼핑재활'을 시 차원에서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쇼핑재활은 허리나 다리 등이 아파 외출을 꺼리는 고령자들에게 슈퍼 등에서 직접 쇼핑을 하게 하는 방법으로 개호(介護·환자나 노약자 등을 곁에서 돌보는 일)가 필요해지는 상황을 예방하는 활동을 말한다.
쇼핑재활의 효과는 시마네(島根)현 운난(雲南)시가 작년 9월에 실시한 실증실험에서 검증됐다고 한다.
실험에 참가한 51명 중 80%가 애초 "허리나 다리 통증"과 "운동기능에 문제가 있다"는 판정을받았으나 '쇼핑재활'을 실시한 결과 3개월 후 같은 판정을 받은 사람이 32%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운난시의 검증 결과를 토대로 야마가타(山形)현 덴도(天童)시가 지난달 시내에 있는 요양원 등 9개 개호시설의 협조를 받아 쇼핑재활 캠페인을 시작했다.
16일 NHK에 따르면 지난달 어느 날 쇼핑재활에 참여한 80대 남녀 노인 6명이 덴도 시내의 한 슈퍼마켓 앞에 모였다. 평소 허리와 다리 통증을 호소, 외출을 거의 하지 못하던 사람들이다.
참가자의 한명인 무라오카 이시요(87)는 2년만에 처음 쇼핑을 나왔다.
3년전 남편을 잃고 아들 부부와 사는 그는 원래 쇼핑을 좋아해 남편이 운전하는 차에 타고 함께 쇼핑하는게 낙이었다.
남편이 죽고 나서도 한동안 자전거로 쇼핑을 다녔지만 무릅과 허리에 통증이 생겨 최근 2년 정도 가족에게 쇼핑을 부탁하고 "TV룰 보며" 주로 집안에서 지냈다.
"이대로가면 걷지 못하게 될까 두려워" 쇼핑재활에 참가했다.
집까지 찾아온 개호시설 직원의 차를 타고 집결장소인 슈퍼로 직행했다.


참가자들은 간단한 설명을 들은 후 곧바로 쇼핑을 시작했다. 개호시설 직원이 동행했다.
허리나 다리가 아픈 사람도 쉽게 밀수 있도록 제작된 재활전용 카트를 이용했다. 초콜릿, 과자 등 사고 싶은 물건은 진열대 위쪽에 있는 경우도 있고 아래쪽에 있는 경우도 있다. 원하는 물건을 집으려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손을 뻗거나 굽히면서 몸을 움직이게 된다.
무라오카의 표정이 점점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쇼핑을 끝내고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1시간 정도가 지났다. 발에 차고 있던 만보계를 보니 958보, 574m를 걸었다. 지쳤을거라고 생각해 물어보니 뿌듯한 표정으로 "즐거웠다. 발이 가벼워진 것 같다"며 기뻐했다.


시 담당자도 흐뭇해 했다. 보험급부과의 고토 사카에 과장보좌는 "기대 이상으로 모두 즐거운 표정이었다"며 "즐겁게 운동을 할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쇼핑재활은 치매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덴도시 주간케어서비스 시설들의 모임인 '덴도시개호사업소연락협의회'의 이토 회장은 "쇼핑재활에 참여하면 쇼핑하러 가기 전에 집에서 뭘 살까 생각하고 가게에 와서는 걸으면서 자기가 사고 싶은 물건을 찾느라 '뭔가를 하면서 생각하는' 행동을 하게 돼 치매에도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덴도시는 앞으로 참가자들을 상대로 효과를 검증할 계획이다.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되는데도 쇼핑재활이 활발히 이뤄지지 않는건 집이나 시설에서부터 슈퍼 등 매장으로 고령자를 데려가고 쇼핑 후 다시 집이나 시설로 데려다 줘야 하고 쇼핑하는 동안 곁에서 시중들 사람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쇼핑재활 전국 보급을 추진하고 있는 컨설팅 기업 '히카리(光)프로젝트'에 따르면 이 운동에 협조하는 개호시설이 아직 매우 적다고 한다.
덴도시는 시내에 있는 9개 시설의 협조를 받는데 성공했다. 각 개호시설이 구역을 나눠 슈퍼 등 쇼핑장소로의 이동 및 복귀를 도와주고 시중 들 사람을 붙여주기로 해 시 전역에서의 캠페인이 가능해졌다. 필요한 경비의 90%는 국가와 지자체가 부담한다. 참가자는 월 1천410 엔(약 1만4천 원)만 내면 월 4회까지 참가가 가능하다고 한다.
덴도시가 쇼핑재활을 본격 도입한 건 물론 "고령자의 활기있는 생활"을 겨냥한 것이지만 단카이(團塊)세대(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7∼49년에 태어난 일본의 베이비부머 세대)가 75세 이상의 후기 고령화사회를 맞는 이른바 '2025년 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처하려는 목적도 있다.
개호 서비스 비용은 지자체도 부담한다. 개호가 필요한 사람을 줄일 수 있으면 시 재정에도 도움이 된다는 계산이다.
lhy5018@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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