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여성 의원들 85% 의회서 따돌림·성차별 경험"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유럽에서 여성 의원들 상당수가 성차별과 집단 따돌림, 괴롭힘, 성폭력 등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16일(현지시간) 국제의회연맹(IPU)과 유럽평의회 의회협의체(PACE)가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평의회 45개 회원국 여성 의원 81명을 인터뷰한 결과 85%가 이런 괴롭힘 등 학대를 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보고서는 "의회와 의원들은 각자 자신의 기관에서, 일터에서 이러한 문제에 대해 행동에 나서야 한다"며 "괴롭힘과 성폭력이 기본적 인권 침해라는 것을 깨닫고 참아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가브리엘라 쿠에바스 IPU 의장은 "여성에 대한 성차별과 학대, 폭력이 유럽 국가들의 의회에서 널리 퍼져 있다"며 "여성의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할 뿐 아니라 민주주의에도 위협이 된다"고 우려했다.
인터뷰에 응한 여성 의원 중 47%는 성폭행, 구타, 생명의 위협을 받은 적이 있다고 했고 68%는 외모와 성적 고정 관념에 바탕을 둔 성차별 발언을 겪었다고 답했다. 25%는 성폭력 피해 경험을 털어놓았다.
괴롭힘, 성차별 발언은 주로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뤄졌다. 피해자의 58%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런 일을 당했다고 답했다.
의회 여성 직원 4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는 40.5%가 성적 괴롭힘을 직장에서 당했다고 말했다. 직원들은 여성 의원(25%)보다 더 많은 비율로 성적 괴롭힘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적 학대를 당했을 때 이를 적극적으로 신고하는 비율은 낮았다.
여성 의원들은 23.5%, 여성 의회 직원들은 6%만 신고했다.
인터뷰에 응한 여성들은 의회가 성적 폭력, 괴롭힘 등을 신고할 수 있도록 구조를 갖추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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