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콰도르, 위키리크스 설립자 어산지 외부소통 차단 일부 해제
지난 3월 소셜미디어로 논란 일으키자 인터넷 사용 등 차단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에콰도르 정부가 런던 주재 자국 대사관에 피신생활 중인 폭로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에 대한 외부 소통 차단 조치를 일부 해제했다.
15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위키리크스는 전날 성명을 통해 "지난 12일 유엔 측이 레닌 모레노 에콰도르 대통령을 만난 이후 에콰도르 정부가 어산지에 대한 고립 조치를 해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어산지는 인터넷과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있으며, 대사관 내에서 방문객을 만날 수도 있다. 다만 여전히 일정 정도 제한이 가해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에콰도르 대사관은 지난 3월 어산지가 러시아 이중스파이 암살시도 사건, 카탈루냐 분리독립 등과 관련한 의견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면서 논란을 일으키자 외부와의 통신을 차단했다.
당시 어산지는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 이중스파이 암살시도 사건의 배후로 러시아 정부를 지목한 영국 정부의 주장에 의문을 제기, 에콰도르 정부를 곤혹스럽게 했다.
호주 국적의 어산지는 2010년 위키리크스를 통해 미국이 수행한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전쟁 등과 관련된 기밀문서 수십만 건을 폭로해 1급 수배대상에 올랐다.
그는 스웨덴에서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체포 영장이 발부돼 영국 대법원으로부터 스웨덴 송환 판결을 받자 2012년 6월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으로 들어가 망명자 신분으로 은신해 왔다.
스웨덴은 지난해 5월 어산지의 성폭행 혐의에 대한 예비 수사를 중단하고 수배를 철회했지만 영국은 어산지에 대한 체포 방침을 접지 않고 있다.
어산지는 영국 경찰에 체포될 경우 미국으로 추방돼 2010년 위키리크스를 통해 미국의 군 관련 극비 문건을 유출한 혐의에 대해 조사받고 법정에 서게 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어산지의 고문변호사인 그레그 반스는 로이터 통신에 "어산지를 미국으로 추방하지 않겠다는 영국의 약속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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