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착공식에 각종 회담 일정 줄줄이…평양선언 이행 박차
본격 경협 제외하고 사실상 모든 분야서 남북 당국 협력기반 강화
(판문점·서울=연합뉴스) 공동취재단 백나리 기자 = 남북이 15일 고위급회담을 통해 철도·도로 연결을 위한 착공식은 물론 분야별 후속 회담 일정에 줄줄이 합의함에 따라 평양공동선언 이행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
각각의 후속 일정을 통해 평양공동선언의 합의사항이 하나씩 실현되면 4·27판문점선언으로 토대를 복원한 남북관계가 본격적 경제협력의 목전까지 한 차원 높은 수준으로 올라설 전망이다.
이번 고위급회담의 합의사항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동·서해선 철도와 도로 연결을 위한 착공식을 11월 말∼12월 초 하기로 한 대목이다.
남측 수석대표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이날 고위급회담을 위해 판문점으로 떠나기에 앞서 "착공식 일정까지는 오늘 (정하기엔) 좀 이른 것 같다"고 말했지만, 공동보도문에 착공식의 대략적 일정이 포함됐다.
'연내 착공식'은 평양공동선언의 합의사항이다. 철도와 도로 현대화에 각별한 관심을 두고 있는 북측이 남측에 착공식 일정 합의를 강하게 요청했을 가능성이 크다.
착공식에 앞서 철도·도로 북측 구간 현지공동조사도 이달 하순부터 시작하기로 남북 간 합의가 이뤄졌다. 착공식 일정을 고려하면 한 달 여 정도에 현지공동조사가 마무리돼야 해 시간이 넉넉한 편은 아니다.
남북은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의 복구와 상시 운영, 화상상봉, 영상편지 교환 등을 협의할 적십자회담도 다음 달 금강산에서 열기로 했다.
이산가족 고령화가 심각한 상황에서 일회성 단체상봉에 그치지 않고 근본적 문제 해결에 접근할 방안이 적십자회담에서 마련될지 주목된다.
이산가족 면회소에 대한 2010년 북측의 몰수 조치 해제도 적십자회담 등을 계기로 논의될 예정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평양 정상회담 후 대국민보고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몰수 해제 요청에 동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달 말 개성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열릴 체육회담에서는 2032년 하계올림픽 공동개최 추진을 위한 세부사항이 논의된다. 2020년 하계올림픽 등의 국제경기에 공동으로 진출하는 문제도 함께 협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평양공동선언에서 조성 문제를 협의하기로 한 서해경제공동특구와 동해관광공동특구도 남북이 공동연구에 착수하는 데 합의가 이뤄진 부분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공동연구는 향후 공동특구 본격 추진을 위한 사전 준비 차원으로 분석되며 개성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진행될 예정이다.
이밖에 고위급회담에서는 산림협력 분과회담(10월 22일)과 보건의료 분과회담(10월 하순)의 일정도 정해졌다. 10월 중 하기로 한 북측 예술단의 남측지역 공연을 위해 실무협의를 조만간 진행하는 데에도 의견이 모였다.
이렇게 각 분야에서 남북이 평양공동선언의 합의사항을 이행되면 본격적 경제협력 이외의 사실상 모든 부문에서 당국 간 협력기반이 강화되는 셈이다.
본격적 남북 경협은 북한 비핵화의 진전에 연동돼 있다. 평양공동선언에는 '조건이 마련되는 데 따라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사업을 우선 정상화하고 서해경제공동특구 및 동해관광공동특구를 조성하는 문제를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돼 있다.
정부는 일단 비핵화의 진전으로 대북제재가 완화되는 시기에 곧바로 남북경협에 착수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놓겠다는 입장이다.
조명균 장관은 지난 11일 통일부 국정감사에서 "이미 (북한과의) 경협 가치에 대해 (많은 나라가) 알고 있고 (제재가) 해제될 때 그런 나라들이 동시에 들어갔을 때 경쟁이 가능하느냐(라는 문제에서) 북한이 우리에게 손을 내밀었을 때 준비하고 대비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nari@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