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무료화 전환 진주남강유등축제 흥행몰이 '시들'
태풍에 이틀 휴장·드론쇼 추락사고 이미지 실추…"보여주기 축제 한계"
전문가 "유료화 성공 기회 놓쳐·축제 업그레이드해야"
(진주=연합뉴스) 최병길 기자 = 국내 대표 유료축제에서 올해 4년 만에 무료화로 전환했던 경남 진주남강유등축제가 관람기회를 제공했지만, 흥행몰이엔 실패했다는 평가다.
진주시는 지난 1일 개막해 14일 막을 내린 2018 진주남강유등축제가 대체로 성황리에 종료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는 지난해까지 계속 밝혀왔던 축제 방문객, 수익, 지역경제 효과 등에 대해서는 올해 아예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시민들은 3년간 유료화 논란으로 적잖은 갈등을 빚었던 축제가 올해부터 무료화한 점은 반겼지만, 축제 그 자체로는 낮은 점수를 줬다.
우선 축제 특수를 기대했던 지역 상인들은 혹평했다.
축제장 인근에서 장어구이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61) 씨는 "전반적으로 경기가 어렵지만 지난해 유료화 때보다 매출이 절반에 그치는 등 오히려 더 큰 적자를 봤다"며 울상을 지었다.
원래 진주성 앞에는 지역 명물 먹거리로 소문났던 장어구이 촌이 있었지만, 현재는 진주성 발굴작업으로 모두 사라진 상태다.
개인 택시기사는 "올해 축제장 안팎 도로가 이전 축제 때보다 소통이 원활했는데 이는 그만큼 방문객이 줄었음을 방증한다"고 꼬집었다.
시민들도 무료화한 올해 축제를 놓고 반응이 다소 엇갈렸지만, 이번 축제 때 방문객이 크게 준 점에 대해서는 공감했다.
또 유등 축제장 입장료는 무료화했지만, 남강을 오가는 부교 통행료 인상하는 등 시민이 공감하는 무료화 취지를 살리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실제 부교 통행료는 편도 2천원, 1일 통합권은 5천원을 받았다.
이처럼 축제 흥행몰이에 실패한 것은 제25호 태풍 '콩레이' 북상으로 가장 많은 인파가 몰리는 축제 첫 주말인 지난 5일과 6일 양일간 휴장한 때문이다.
휴장 후 피해 복구가 늦어지면서 일부 유등은 다음날 제대로 불을 켜지도 못했다.
유등을 밝히는 야간에는 기온이 뚝 떨어진 점도 악재였다.
축제 개막식 때는 올해 처음 도입한 드론아트쇼를 펼치던 드론 가운데 10여대가 교신 장애로 추락하면서 자칫 안전사고가 날뻔했다.
이후 축제 기간 예정했던 드론아트쇼는 전면 중단했다.
하지만 시는 일부 기상 악재 등에도 불구하고 선방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시 관계자는 "태풍과 기상 악화에도 시민이 주인이고 누구나 즐기는 축제를 운영한 점은 성과라고 본다"고 말했다.
시는 또 "지난해 설치한 유등과 달리 올해는 40%가량을 새롭게 교체하는 등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4년 만에 무료화한 진주유등축제의 질적 저하를 지적하면서 새로운 콘텐츠 변화를 요구했다.
맹해영 경상대 경영학과 교수는 "유등축제는 우리나라 축제 중 유일하게 굉장히 좋은 비즈니스 모델을 가졌는데 여론에 밀려 무료화한 점은 아쉽다"며 "올해 축제에서 질적 수준이 낮아진 점도 유료화 때보다 제품으로 보면 관여도가 떨어지고, 동기부여가 낮아진 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맹 교수는 "시가 축제를 무료화했지만, 축제 비용은 결국 시민 세금으로 충당된 점을 고려하면 이것도 유료나 다름없다"며 "보여주기식 유등축제가 아닌 새로운 기획으로 체질을 개선하고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고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hoi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