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입법회 보궐선거 출마하려던 범민주파 자격박탈에 논란
NYT "범민주 진영의 정치력 약화하려는 일련의 움직임"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홍콩 정부가 오는 11월 치러지는 홍콩 입법회(의회) 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하려던 범민주파 인사의 입후보 자격을 돌연 박탈함에 따라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의 뉴욕타임스(NYT)는 12일(현지시간) 홍콩 정부가 입법회 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하려던 범민주파의 라우시우라이(劉小麗) 전 의원에 대해 출마 자격이 없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NYT는 홍콩 정부의 이번 조치에 대해 홍콩의 민주화와 독자성을 강조하는 정치세력인 범민주 진영의 정치력을 약화하려는 일련의 움직임으로 해석했다.
홍콩 정부는 라우 전 의원이 과거 '홍콩 주민은 홍콩의 독립을 포함해 정치적 미래를 선택할 권리가 있다'는 등의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출마 자격이 없다는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라우 전 의원은 현재 홍콩이 중국으로부터 독립해야 한다는 입장을 지지하지 않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라우 전 의원과 소속당인 홍콩 노동당(工黨)은 홍콩 정부가 입법 의원 선거에 노골적으로 개입하고 있다면서 "홍콩 정부는 반대파를 억압하기 위해 거듭해서 정치적인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홍콩 정부는 지난 3월 치러진 입법회 의원 보궐선거에서도 출마하려던 3명의 범민주파 후보자들에 대해 입후보 자격이 없다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라우 전 의원은 홍콩 노동당의 당원이자 홍콩 이공대 강사다.
그는 2016년 입법회 의원에 당선됐으나 의원 선서식에서 홍콩의 기본법에 부합되지 않는 선서를 했다는 이유로 다른 범민주파 5명과 함께 의원 자격을 박탈당했다.
당시 범민주파 의원 6명은 '홍콩은 중국의 특별행정구' 등의 내용이 담긴 선서문을 매우 느리게 읽거나, 선서문에 '행정장관 직선제를 위해 투쟁한다'는 등의 내용을 삽입해 읽거나 2014년의 민주화 운동인 '우산혁명'을 상징하는 노란 우산을 들고 선서를 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저항했다.
범민주파 의원들이 의원직을 박탈당한 6석의 의석 가운데 4석에 대한 보궐선거는 지난 3월 치러져 범민주파와 친중(親中)파가 각각 2석을 차지했다.
라우 전 의원의 선거구에 대한 보궐선거는 그가 의원직 박탈 무효소송을 제기하는 바람에 보류됐다가 11월 25월에 치러지게 됐다.
j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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