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현장] 기무사 계엄문건 실행의도·비밀등재 놓고 논란
與 "계엄문건 실행 정황 포착…계엄사 내 기무망까지 설치"
野 "'온나라시스템' 등재문건…쿠데타 음모면 등재했겠냐"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홍국기 기자 = 10일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의 국방부 국정감사에서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가 작성한 계엄령 문건의 실행의도와 비밀등재 여부가 논란이 됐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계엄령 발령 때 계엄사령부가 설치되는 'B1 문서고'에 기무사령관용 기무망(기무사 전용 정보수사망) 이 설치되는 등 계엄문건 작성 당시 실행의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기무사의 계엄문건은 작년 5월 정부가 사용하는 문서 전자결재 시스템인 '온나라시스템'에도 등재된 문서라며 "쿠데타 음모를 기획한 문서를 (온나라시스템에) 등재했겠냐"며 맞섰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은 "기무사 계엄계획의 실행행위 정황이 포착됐다"며 "(2017년 3월 작성된) 기무사 계엄문건에 계엄사령부 설치 위치로 계획된 B1 문서고 내부에 합동수사본부장으로 내정된 기무사령관용 기무망이 설치됐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자신이 확보한 'B1 문서고(신벙커) 내 기무망 구성 관련 전산실 사용 협조 의뢰'와 '17년 KR/FE(키리졸브 및 독수리) 연습 전산망 구축 지원 결과' 등의 문건을 근거로 "2016년까지 KR/FE 연습 목적으로 B1 문서고에 설치됐던 합동참모본부 지원 기무부대용 기무망(200기무부대)에 더해 2017년 3월 9~10일에는 기무사령관용 기무망을 추가로 더 설치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기무사령관은 전면전이 발발하면 구 기무사(현 안보지원사) 위치에서 기무사 상황실을 운영한다"며 "따라서 전면전 대비 연습인 KR/FE 기간에도 구 기무사 위치에서 연습할 뿐, B1 문서고로 들어가지 않는다"면서 "실제 2013~2017년 KR/FE 연습 간에도 기무사령관은 구 기무사 위치에서 연습했고, 기무사령관용 기무망도 2013년부터 2016년까지는 B1 문서고 내부에 설치된 적이 없다"고 전했다.
그는 "기무망이 B1 문서고에 설치되려면 계엄령이 선포되고 계엄사령부가 거기에 설치돼야 한다"며 "B1 문서고 내 기무사령관용 기무망을 설치한 이유도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자유한국당의 백승주 의원은 이날 8쪽짜리 '전시계엄 및 합수업무 수행방안' 문건과 67쪽으로 구성된 '대비계획 세부자료' 등 계엄문건 2건이 '비밀문서'로 생산됐다고 주장하면서, 작년 5월 10일 기무사 방첩처가 정부에서 사용하는 문서 전자결재 시스템인 '온나라시스템'에 등록한 문서대장 목록을 공개했다.
온나라시스템에 등록된 계엄문건이 비공개로 분류돼 비밀문서였다는 게 백 의원의 주장이다.
백 의원은 "정부가 조직적으로 온나라시스템에 등록된 (계엄) 문서에 대해 보안심의를 해놓고, (문서가) 비밀이 아니라고 이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앞서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지난 7월 20일 브리핑을 통해 기무사의 계엄문건인 '대비계획 세부자료'의 내용을 공개했고, 사흘 뒤 국방부 보안심의위원회는 이 문건이 비밀문서가 아니라고 한 걸 겨냥한 것이다.
기무사도 같은 달 27일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계엄문건을 작성한 사람들이 이를 애초에 비밀문건으로 등재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같은 당의 김성태 원내대표는 정부의 공식 전자결재 시스템에 등록된 문건을 가지고 내란 및 쿠데타 예비음모로 몰고 가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 원내대표는 "(기무사 계엄문건이) 온나라시스템에 등재된 부분이 확인됐다"며 "(정부와 여당은) 기무사 계엄문건을 군의 내란 예비음모로 몰고 갔다. 지금이 어떤 세상인데 군이 내란음모를 하겠냐. (온나라시스템에) 문서를 등록할 때 5가지 법령에 근거로 한다. 군이 내란 및 쿠데타 음모를 기획하면서 문서를 등재했겠냐"고 따져 물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이와 관련 "비밀이면 '보안나라 시스템'에 등재되고 내용이 있어야 하는데 거기에 등재돼 있지 않고 내용도 없다"며 "보안나라 시스템에 등재되지 않은 것이 온나라시스템에 등재된 이유는 (기무사 계엄문건을 수사하는) 합수단에서 조사해야한다"고 말했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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