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러 北대사, 단계적·동시적 비핵화 협상 원칙 강조"
북러 수교 70주년 연회 연설서…러 차관 "北과 긴밀히 협력"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북한은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강한 의지가 있지만, 비핵화 조치는 단계적·동시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김형준 주러시아 북한 대사가 9일(현지시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사는 이날 모스크바 주재 북한 대사관에서 열린 북·러 수교 70주년(10월 12일) 기념 연회에서 한 연설에서 이러한 입장을 밝혔다고 연회에 참석한 알렉산드로 보론초프 러시아과학아카데미 동방학연구소 한국몽골과장이 전했다.
김 대사는 올해 들어 급물살을 타고 있는 남북, 북미 간 한반도 비핵화 협상과 관련 이 같은 북한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김 대사는 또 "북한은 러시아와의 모든 분야에 걸친 지속적 관계 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과 함께 북한의 최대 우방인 러시아와의 관계 발전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이에 연회에 러시아 측 대표로 참석한 이고리 모르굴로프 외무차관도 "러시아는 한반도 핵문제 해결 과정에서 북한과 최대한 긴밀히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화답했다.
모르굴로프는 "핵 문제뿐 아니라 한반도의 모든 종합적 문제의 해결이 필요하며 그것은 (북러) 양국의 내실 있는 협력을 위한 중요한 조건이자 한반도와 넓게는 동북아 전체 정세 안정화의 핵심적 전제조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북한을 포함한 역내 모든 국가의 안보가 확실하게 보장되고 북한의 합법적 이해가 충분히 고려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모르굴로프는 이날 모스크바에서 열린 북중러 3자 외무차관급 회담에 대해 언급하며 "이러한 형식의 협의는 처음으로 이루어졌다. 회담은 한반도의 종합적 문제 해결을 위한 긴밀한 조율을 지속하겠다는 구상에 대한 (3국의) 공감을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북중러 3국은 이날 모스크바 외무부 영빈관에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 쿵쉬안유(孔鉉佑) 중국 외교부 부부장, 모르굴로프 러시아 외무차관이 참석한 3자회담을 열고 한반도 비핵화 협상과 관련한 3국 간 공조 방안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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